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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Jul 31. 2017

5화: 기획자도 취재를 간다

좋은 콘텐츠 소재가 있다면 어디든지


- 네가 기자냐? 무슨 취재를 가?


자주 듣는 질문이다. 많은 이들이 기획자, 마케터가 '취재'를 간다고 하면 의아해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우리는 밖으로 많이 나간다. 그것도 전국 방방곡곡으로.






1.
디지털 마케팅에서 서비스하는 주요 상품은 '콘텐츠'이다. 콘텐츠 기획이 기획자의 주된 업무인데, 사실 기획은 기획에서 끝나지 않는다. 소재 발굴, 기획안 작성, 디자인 기획안 작성, 원고 작성, 컨펌 과정(광고주와의 싸움), 납품까지 콘텐츠가 탄생하고, 세상에 나가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획의 범주로 볼 수 있다.


에이전시의 경우, 담당하는 클라이언트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게 된다. 문제는 우리가 그들보다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클라이언트는 해당 분야에서 꽤나 안정적인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만큼 해당 분야의 핵심역량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이전시는 보다 전문성 있고 신뢰감 있는 정보를 얻기 위해 클라이언트에게 자료를 요청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료를 받아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시의성과 현장감이 중요한 콘텐츠는 이런 자료만으로는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재가 필요하다.



2.

취재를 진행하기로 확정되 취재 일시와 인원, 현장 조율해 줄 담당자는 누구인지 등 여러 사항을 체크한다. 다시 시간 내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

취재는 생각보다 많은 능력이 요구된다. 기본적으로 해당 취재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방향이 정립되어 있어야 하며, 콘텐츠에 사용될 사진에 대한 감각도 필요하다. 또한, 현장 커뮤니케이션과 변수에 따라 발생하는 돌발상황 대처까지 다방면으로 신경 써야 한다.


현장 능력만큼이나 필요한 것이 바로 마음가짐이다. 취재 장소는 가깝게는 서울, 멀게는 제주도까지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서울, 파주, 양평, 천안, 대전, 청주, 고창, 봉화 등 전국으로 취재를 떠다. 그러므로, 먼 길을 떠나도 견딜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비록 신경 쓸 거 투성이에 먼 길 떠나야 하는 부담감은 있지만, 사실 현장감각을 익히는데 취재만큼 좋은 것이 없다.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산해야 하는 기획자에게 사무실을 벗어나 바깥의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3.
지금은 회사 규모가 커져 전문 포토그래퍼와 콘텐츠 에디터 파트까지 생겼지만, 몇 년 전만 해도 기획자들이 직접 모든 취재를 가야만 했다. 글은 물론, 사진도 역량껏 만들어와야 했다. 당시에는 참 힘들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앞서 말한 것처럼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취재는 마케터, 기획자에게도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의 한 부분이다. 더불어 나에게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했던 모든 취재가 추억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제는 업무 분할이 명확해져 취재 가기 힘들어졌지만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옛 경험을 되살려 즐겁게 진행하고 싶다.






끝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세 건의 취재를 이야기하며 이만 글을 줄이고자 한다.


1) Y사 사회공헌 프로젝트 '숲 속 그린캠프'
매년 여름, 여고생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그린캠프 현장 스케치를 진행했다. 밝고 순수한 아이들과의 대화, 드넓게 펼쳐진 숲 속의 여유로움 등 모든 게 편했던 취재로 기억한다.

2) C사 멤버십 서비스 '4인 릴레이 인터뷰'
C사의 멤버십 서비스를 알차게 사용하고 있는 4명을 릴레이로 진행하는 인터뷰였다. 하루 동안 장소를 이동해가며 계속 인터뷰를 하니 힘들었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정보와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3) C사 멀티플렉스 '새벽 동안 이어진 퀴즈대회'
새벽부터 첫차 시간까지 진행된 영화 퀴즈 대회였다. 좋아하는 소재(영화)와 취재를 밤을 새워서 진행한다는 신선함이 합쳐져 잊지 못할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퀴즈대회는 2시쯤 끝났고, 첫차 시간까지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는 후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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