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여행하다. 워크어웨이로 만난 여덟 개국 여덟 호스트 이야기.
이미 서점에는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여행 수필로 가득합니다.
이 글 또한 여행 수필입니다.
다만, 아직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심지어 여행 작가도 모르는 여행법을 소개합니다.
<20대에 20개국 가기>
스무 살 때 야심 차게 세운 꿈입니다. 이를 위해 해마다 여행을 떠났죠.
단순히 며칠 쉬다 오는 휴양이 아니라,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하도록 최소 2주 이상 머물며 적어도 한 명 이상의 현지 친구를 만들었습니다.
패키지여행, 배낭여행, 카우치서핑, 워크캠프, 해외봉사활동, 교환학생 등 해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했죠. 시간이 많은 학생이라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렇게 여권에 찍힌 도장이 많아질수록 친구들이 묻더라고요.
“너는 무슨 돈이 그렇게 많길래 해마다 여행을 다니냐?”
결국, 돈이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다는 절대불변의 법칙. 그래서 저는 ‘또래 친구들이 해마다 여행 다닐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다녔습니다. 답은 결코 한 가지가 아니었지만, 핵심은 바로 워크어웨이(Workaway)였죠.
간단히 말해 워크어웨이는 외국인 여행자와 현지 호스트를 연결해주는 초국적 플랫폼입니다. 그런데 운영 규칙이 다소 특이해요.
“여행자는 하루 최대 다섯 시간의 노동력을 호스트에게 제공하고, 호스트는 그 대가로 숙식을 여행자에게 제공한다.”
비영리 목적의 교환을 성립시키는 온라인 공간인 셈이죠. 호스트는 전 세계에 있고 서로 다양한 일거리를 요구합니다. 간단한 집안일부터 농장일, 밭일, 베이비시터, 영어 과외, 호스텔 스텝, 미디어 편집, 웹디자인, 벽화 그리기 등 사소한 일거리부터 아마추어급 전문성이 필요한 일거리까지. 그 종류가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사람을 여행하는 방법입니다. 어디를 가서 어떤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중점을 두죠. 국내에는 카우치서핑(Couchsurfing)이나 우프(Wwoof)라는 여행법이 좀 더 유명한데, 비슷한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워크어웨이는 아직 한국에서 생소합니다. 저는 우연히 구글링을 통해 알게 됐는데, 친구들에게 추천해도 될까 검증하기 위해 몇 번 시도해보았고, 이제는 아예 책을 쓸 작정으로 여덟 개국 여덟 호스트를 만났습니다. 저는 이 여덟 가지 이야기를 재미있고, 짧고, 술술 읽히게 쓰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바쁜 사람이니까요.
아, 만약 행복하고, 아름답고, 깨끗(?)하고, 편안한 힐링 여행기를 기대한다면, 아쉽지만 다른 여행 수필을 보는 것이 빠를 겁니다. 워크어웨이를 통한 여행은 결코 행복할 수만은 없거든요. 현지 마을에 있는 호스트를 찾아가는 여정 자체가 큰 모험이고요. 그렇게 만난 호스트가 저랑 안 맞은 적도 있어요.
하지만 세월이 흘러도 기억에 아로새겨질 여행은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단지 그 방법을 몰랐을 뿐, 직접 현지 문화와 부딪치면서 겪은 이야기야말로 어쩌면 갈망하던 경험입니다. 그곳 사람들과 함께 지내고, 이야기하고, 한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술잔을 기울여야 비로소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어요. 또, 그러한 환경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 있습니다. 여행이란 새로운 문화를 배우며 새로운 자아를 찾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워크어웨이를 통해 만난 여덟 개국 여덟 가족 이야기의 보따리를 풀겠습니다.
수많은 사람을 만났고, 더 많은 나 자신을 만났던 이야기입니다.
여덟 가지 이야기 소재
1. 스위스 가족과 함께 지내기
2. 이탈리아 대성당에서 청소년과 소통하기
3. 영국 당나귀 농장에서 지내기
4. 미국 공사판에서 노가다 하기
5. 멕시코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하기
6. 페루, 최악의 호스트로부터 탈출하기
7. 칠레 오두막에서 오순도순 지내기
8. 아르헨티나 호스텔에서 일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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