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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 여행자 Nov 29. 2019

프롤로그_ 멕시코로 향한 비행기, 회황하다.

여정의 절반만 남겨둔 체, 회항한다고요?

해당 이야기는 워크어웨이(Workaway)를 통해 다녀온 여행 에세이를 담고 있습니다.

<2분 만에 읽는 신개념 여행법, 워크어웨이>  https://brunch.co.kr/@yoonistraveling/1

 



미국 여행에서 바로 남미로 가는 게 섭섭했습니다.

그 사이에는 중미가 있잖아요.

특히 멕시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멕시코 호스트 한 명에게 메일을 보냈는데,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와도 좋다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일거리도 엄청 재밌어 보였어요.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하는 게 전부랍니다.


이건 일이 아니죠.


이건 놀이입니다.


저와 비슷한 또래인 멕시코 대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얼마나 친해지겠어요.

도착도 하기 전에 내심 기대가 됐습니다.



뉴스에서만 보던 회항이 일어나다


부푼 마음을 안고 미국에서 멕시코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총 네 시간의 짧은 비행.

평소처럼 기내에는 승무원이나 기장의 안내방송이 간지럽게 흘러나왔죠.

간식이나 음료 서비스, 면세품, 날씨 따위를 알려주는 사소한 내용이 전부.

그럴 때마다 이어폰 한쪽을 살짝 내려, 별다른 내용이 아님을 확인하고는 이내 두 귀를 틀어막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은 조금 달랐어요.

기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다소 긴장한 듯 무겁고 빠르게 말했습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늘 그렇듯, 속사포 같은 영어였죠.

저 같은 외국인이 완벽하게 알아듣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난이도.


그렇지만 지난번 미국 호스트와 지내면서 제 귀가 어느 정도 뚫렸나 봅니다.

토익 듣기를 할 때처럼 핵심 문장 하나가 또렷하게 들렸어요.


 “......heading back to San Francisco.”


'이게 무슨 소리야. 샌프란시스코로 되돌아간다고?'


기내의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보아하니, 정말 기장은 회항을 결심한듯했습니다.

이유도 몰라요. 그저 샌프란시스코로 되돌아간다는 말만 반복했어요.


다행히 기내에는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의 와이파이가 있었는데요.

재빨리 휴대전화를 켜서 확인해보니 멕시코 호스트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해있었습니다.


“지금 멕시코시티에 큰 지진이 발생했어. 우리는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001&aid=0009557768

맙소사.

지진이라니요.

어떻게 짠 여행 계획인데, 지진이라니요.


대책을 세울 수도 없었습니다.

승무원이 나눠준, 항공사 고객센터 번호가 적힌 종이만 만지작거릴 뿐이었어요.


대체항공편은 어떻게 받죠?

아니 멕시코시티 공항은 무사하기나 한 걸까요?


멕시코 대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한다는 제 계획은 이렇게 무너져 내렸습니다.

정말 지진처럼.

땅이 꺼지듯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과연 멕시코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요?

강단에 서서 한국 문화를 멕시코에 소개할 수 있을지,

이번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


그때 뉴스 기사에 댓글을 남겼었네요. 걱정할까 봐 가족한테도 말 못 하고, 인터넷에만 푸념했네요!



여행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20대에 20개국 가기, 라는 꿈이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배낭여행을 더욱 쉽게 떠날 수 있을지 거듭 고민합니다.

저는 작가 지망생 윤경섭입니다.


혹시 질문이나 제가 도와드릴 일이 있다면 인스타그램이나 이메일, 댓글로 남겨주세요.

낮은 자세로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인스타그램: yoon_istraveling

이메일: yoonistraveli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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