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 Jan 12. 2023

멍석말이(N행시)

용기를 가지고 지금을 기쁨으로

  넣어 말자

너와 나의 아픔


누구의 묘인지 알 수 없

(石儀)조차  묘지처럼


한마디 적지 않고

그저 마른 나뭇잎 곱게 올려


렇게 얀 날

하얀 세상만 지내온 듯

그렇게 떠나보내자




눈이 많이 온날, 공원을 지나면서 말아진 멍석을 봤다. 둥글게 말린 멍석 위에 눈이 덮인 모습이 묘(墓) 같다.

이 모습에 멍석말이가 생각났다. 장례를 치를 형편이 못 되는 시체를 멍석에 말아서 산골짜기에 내다 버렸던 멍석말이. 상처와 상실로 아파하는 많은 이들의 아픔이 덜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본다. 그 아픔 떠나보내길...




며칠 전 C.S루이스(잭)의 실제 사랑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영화, 섀도우랜드를 봤다. 앤서니 홉킨스의 눈빛과 데브라 윙거의 웃는 모습, 삶의 철학을 담은  두 주인공의 대사가 인상적인 영화였다.

죽음을 예측한 조이는 잭을 걱정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때 받을 고통은 지금 누리는 행복의 일부라고.

잭은 죽어가는 조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더글라스(조이의 아들)를 친자식처럼 키우고, 사랑이 슬픔을 가져다준다 해도 사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고.


슬픔과 기쁨도, 고통과 행복도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닥쳐올 슬픔과 고통을 두려워하기보다 용기를 가지고 지금을 기쁨으로, 감사함으로 살아가면 좋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점점 더 나빠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럼 내일보다 오늘 더 행복해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행복하기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사랑의 기적(汽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