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버거움에 주저앉고, 눈물 끝에 헐떡이는 숨을 쉬며, 따뜻한 마음으로 열심히 사는 이들. 나는 이들을 "내 사랑아"라고 부른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은 거만한 시선으로 아래를 보지 않는다. 상처투성이가 되어 아래에 서 있으니까.
그리고 나도 나를 그렇게 부른다. 내 사랑아.
내 사랑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어둠이 내린 길을 총총히 걸을 때면 하늘을 봐봐. 달빛이 하루종일 애쓴 널 비추며 웃어줄 거야. 어떤 때는 함박웃음으로, 어떤 때는 수줍은 듯 살짝 미소 지으며. 네가 지루하게 느낄까 봐 변화를 주는 거니까 함박웃음이 아니라고 속상해할 건 없어. 구름이 바삐 지나가느라 달빛을 가리기도 해. 그래도 걷다 보면 구름이 지나가고 달빛이 보일 거야. 그리고 옆에서 별빛도 너를 비춘다. 나도 너 비춰주고 싶다고 투정하는 아이처럼. 보고 웃어주면 좋아할 거야.
걷다 보면 바람이 노래도 해줘. 바람은 노래를 못하니까 그건 네가 감안하고 들어야 해. 가끔은 큰 소리로 너를 놀라게 할 수도 있어. 나쁜 의도가 아니라 너에게 노래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너도 같이 노래하면 엄청 신나 할 거야.
어때? 기분이 좋아질 거 같지?
다른 곳에 있지만 나도 그렇게 걸으니까 우리는 함께 걷는 거야. 연인처럼.
넌 내 사랑, 소중한 내 사랑이라는 걸 꼭 기억해 줬으면 해~
겨울비 내리는 밤, 비를 흠뻑 맞고 있는 항아리와, 친구처럼 항아리와 함께 있는 낙엽 사진.
항아리와 낙엽을 보면서 고흐와 조셉룰랭이 생각났다. 세상은 알아주지 않았지만 항아리처럼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고 있었던 고흐. 돈이 없었던 고흐를 위해 기꺼이 모델이 되어줬던 아를의 우체부 조셉룰랭.
예쁜 사진, 예쁜 이들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며 함께, 예쁘게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