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 느껴질 때, 네 곁을 지키는 보이지 않는 사랑에 대하여
'너'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당신 안에 잠들어 있는 가장 순수한 당신 자신일 겁니다.
때로는 당신을 조용히 안아준 따뜻한 누군가의 그림자일 수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당신을 감싸는 크고 은밀한 사랑의 흔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 존재에게 보내는 깊은 인사이자,
내가 나를 다시 감싸 안는 순간의 기록입니다.
그날,
나는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처럼 울고 있었어.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내 안의 모든 것이 속으로만 고여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
그때,
너는 어둠 속 한 줄기 빛처럼 말없이 내 옆에 앉았어.
아무 말도 없이,
작은 손 하나를 조용히 내밀었지.
그 손은 세상 모든 온기를 담은 듯 따뜻했어.
무슨 말도 없었지만,
그 온기가 이렇게 속삭이는 듯했어.
'괜찮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나는 그 손을 잡았고,
그 손이 닿는 순간,
봇물 터지듯 쏟아지던 나의 울음이 신기하게도 처음으로 멎었어.
많은 시간이 강물처럼 흘러갔고,
그만큼 기억도 희미한 안개처럼 흐려졌어.
그 따스했던 손의 온기마저 서서히 잊혀 가는 줄 알았지.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가슴 한편에서 솟아오르는 그리움에 이끌려 그 자리에 가보고 싶었어.
너와 함께 있었던 붉은 나무 아래.
나무는 여전히 강렬한 붉은 잎을 매달고 있었고,
햇살은 나뭇잎 사이로 나른하고 고요한 그림자를 만들고 있었어.
그리고 놀랍게도 그 아래,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 나비 모양의 리본이 묶여 있는 거야.
누군가 다녀갔다는 명백하고도 작은 흔적.
그건, 틀림없이 너였어.
나는 말없이 그 앞에 앉았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텅 비어있던 내 마음 깊은 곳이 따뜻한 물처럼 천천히 젖어들었어.
잊고 지냈던 나의 슬픔까지도 아직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존재가 전하는 무언의 메시지가
나에게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됐나 봐.
나는 너를 찾으러
계속 걸었어.
그 손을 다시 한번 잡고 싶어서,
다시 너를 만나고 싶어서.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어.
너는,
멀리 있지 않았다는 걸.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는 걸.
내가 그려온 그림들,
쏟아낸 색채들,
울음을 참으며 써 내려간 글들 안에
늘 너는 숨 쉬고 있었어.
너는 내 슬픔을 기억하던 마음이었고,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도록
조용히 붙잡아주던 용기였어.
그러니까, 이제는 더 이상 울지 마.
울어도 괜찮아, 하지만 그 울음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돼.
그날의 손길을 기억한다는 건,
네 삶에 사랑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야.
너를 그토록 울게 했던 그 자리.
그곳에 언제나 누군가는 조용히 앉아 있었을 거야.
마치 내가 네 곁에 있었듯이.
그리고 지금도,
나는 여기 있어.
네가 혼자라 느끼는 바로 그 순간에도,
언제나.
날개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었다.
말은 하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지만,
누군가 울고 있는 자리에
조용히 내려앉아
함께 하루를 머문다.
울음이 멈출 때까지
작은 숨을 쉬며 곁에 있는 존재.
그 하루는 조용했지만,
한 사람을
살게 했다.
이 이야기 속의 ‘너’는
내 안에 있던 어린 나이기도,
나를 지켜준 조용한 다정함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사랑, 하나님의 흔적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울며 걸어갑니다.
그래도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사랑이 우리를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울고 있는 당신에게
이 이야기를 건넵니다.
– 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