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MAGAZINE vl.72 Green Table
“채식은 먹는 재료에만 국한된 게 아니에요. 자연을 사랑하고, 계절에 맞는 재료를 감사하게 먹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는 건강한 삶의 방식이기도 하죠.”
나는 뭔가 확실한 게 좋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흑백논리가 내면에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사람이었다. 오랜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우유부단함'을 부정적인 언어로 정의 내린 탓일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괜찮아요’라기보다는 아예 의사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이것도 저것도 좋을 때가 생기더라. 그리고 굳이 옳고 그름을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다짐했다. 흑백이 되지 말자고.
어디에나 중간은 있고 경계는 항상 존재한다고.
철저한 채식주의자였던 ‘생강’님이 나이가 들면서 고기가 몸에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한 인터뷰 기사에 적잖이 놀랐다. 채식은 옳고 그름으로 나누는 게 아니다. 나에게 잘 맞는 방식으로 회색 지점을 넓히는 것이다. 식습관은 마라톤과 같아 오랫동안 나만의 속도로 달리며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행복한 채식을 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제로웨이스트와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탄소배출과 환경오염을 가중시키는 가축 사육에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식이 몸에 좋다는 책들을 읽으며 의무감에 채식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고기는 먹지 말아야 해!'라는 강박을 갖고 살기 시작한 것이다. 먹는 것 하나에 뭐 그리 철저할 필요가 있나.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깨어있으면 되는 것인데.
다시 한번, "먹는 것은 평생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