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나는 난임이다 그 이후
2018년에 "나는 난임이다" 초판을 내었고 이후 2021년 초에 개정판을 내었다. 개정판을 내면서 초판에 말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더 추가했지만 여전히 "임신, 출산, 육아"라는 큰 그림에 대해서는 풀리지 않은 숙제 같은 것이 머릿속에 응어리져있었다.
난임에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 일단 아이만 성공적으로 갖게 되면 이를 에워싼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잠시 빠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아이를 왜 갖느냐에서부터, 아이를 갖기 전에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면서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 삶을 만들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에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나에겐 하루하루가 숙제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나의 이 질문들을 다시 모아보았다. 우리의 행복이 좌지우지되는 이 중요한 문제, 항상 풀지 못한 숙제 같이 응어리져 있는 부분을 깊이 생각해 보고 풀어보고 싶었다. 새로운 생명체를 잉태하고 키우기를 원하는 우리는 어떤 생각으로 과연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재 우리는 너무도 복잡한 사회에 살고 있다. 예전처럼 결혼해서 가능한 한 많은 아이를 낳고 아이는 낳아놓으면 저절로 큰다 하는 이런 단순한 사회에 살고 있지 않다. 여성도 공격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임신, 출산, 육아를 병행하고 있다. 아이를 갖는 것도 힘들고, 기르는 것도 힘든데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잘할 수 있을까? 우리의 행복을 좌지우지하는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한 번도 배워보지 않은 것들인데 어떻게 잘해 낼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가? 아이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이를 갖게 된다면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솔직히 이것은 질문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결코 쉽지 않은 질문이다. 하지만 내가 일상생활에서 매일 겪는 것이다. 풀리지 않은 숙제를 머리에 이고 일상을 끙끙 대며 지나가는 것과 내가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하루하루를 대하는 것에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이에 대한 정답이 아닐 수 있지만 나는 이 풀리지 않은 숙제에 대해 내가 느끼고 생각한 것에 대한 것에 대하여 써 내려가 보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