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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Kay Oct 22. 2021

왜 아이를 갖는가? (하)

인간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신이 되기를 원하는 것일까?

왜 아이를 갖는가?

크리스틴 오버롤의 "우리는 왜 아이를 갖는가"에서 저자는 아이를 낳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문제는 신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문제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만큼 그 문제는 이성적으로 명확한 답변을 구하기 어려운 문제라서 그렇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 부부가 이성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웠다. 독립적으로 생활했던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은 완전히 깨질것이며, 경제적으로도 훨씬 더 많이 벌어야한다. 그리고 그 무시할 수 없는 책임감, 아이가 태어나서 신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과 근심을 한평생 머리에 지고 가야한다는 부담과 책임은 어떠한 이성으로라도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많이 공감할 것이다.  대부분의 시간들, 아마 99% 이상의 시간은 힘이 들고 지치는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 노동의 연속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1%도 안되는 어떠한 영험한 아이들의 존재 가치에 대한 나의 행복이 이런 질문을 사라지게 만든다.


쌍둥이들이 처음 태어났을때, 핏덩이 같은 모습으로 내 눈앞에서 울부짓었을때.  그 생명체의 신비스런 순간이 내 눈앞에 펼쳐졌을 때 그 순간을 내가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아이들을 꼭 안아주었을때.  아이들을 꼭 안음으로써 나의 행복한 영혼이 완성되는 느낌이 든다.  아이를 위해 안아주는것? 그것은 거짓말인 것 같다.  오히려 내가 아이들을 안아줌으로써 아이들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내가 채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이 ‘엄마’라고 부를때.  나는 진정 그 흔하디 흔한 “엄마”란 말이 이렇게 영험한 것인지 몰랐다. 아이의 입에서 “엄마”라는 말이 나왔을때 나는 이처럼 숭고한 단어가 세상에 흔하고 쉽게 부르는 단어가 된것이 의아하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이들이 나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 아이를 통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졌다. 어마어마한 부담이지만 그 순간은 부담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엄청난 감동과 함께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해야하는 존재감을 명확하게 해 주었다.  

아이들이 나의 사랑을 받기위해 달려들때… 참, 엄마란 나의 존재가 뭐라고.  진짜 내가 뭐라고, 이 아이들에게 이러한 무한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인지.  그래서 이세상에 나의 존재를 완성시켜주는 아이들이 나한테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감사하고 숭고한일이다.  


그래서 엄마들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것이 아이를 왜 낳느냐에 대한 생각을 하면 할수록 확실해졌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눈을 뜨자마자 나를 찾는다.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갈구한다.  그러면서 나한테 채워지지 않는 사랑을 아이들을 꼭 안아주고 사랑하면서 내 사랑을 채워나간다.  아이들은 나에게 사랑을 주는 나를 완성시켜주는 존재이지 내가 희생해야하는 존재가 아니다.  아이들을 통한 이 무한한 감동은 진정 아이를 통해서만 느낄수있는 신비롭고 영험한 경험이다.


그래서 아이의 사랑을 느끼는 순간 아마도 인간은 신이 되는것을 원하는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아이를 통해서 본인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 즉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이기적인 감정은 자신이 신적인 존재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아이가 나에게 주는 맹목적인 사랑이야 말로 신이 있다면 신이 느끼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작은 세상에서 신이되기를 원하고 거기에서 아이로부터 맹목적으로 사랑을 받는다.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엄마로부터 사랑을 갈구하며 엄마는 아이에 대한 무한한 책임과 동시에 아이를 통해 그 존재를 인정받는다.  이것이 신이되는 간접경험을 체험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아이를 갖는다는것, 이 불완전한 인간이 완성이 되어지는 것…그래서 나의 이땅에 태어난 존재이유를 아이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것, 그래서 인간은 아이를 낳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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