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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금현 Oct 21. 2024

부자가 되고 싶은가-26

부록 1: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


사람이 살면서 집이라는 물건은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일단 집이 없으면 당장 잠자리를 해결해야한 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집은 움직일 수 없으므로 부동산이라고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아주 큰 문제이다. 먼저 객관적 사실을 알아보자. 우리나라 인구는 약 5천만이고, 가구 수는 약 2천만이다. 그리고 주택 보급률은 가구 대비 100퍼센트가 약간 넘는다. 이론적으로는 모든 가구가 집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대략 가구 수 대비 절반을 약간 넘는다. 간단히 말해서, 자기 소유의 집이 있는 사람이 절반, 자기 소유의 집이 없는 사람이 절반이다.


이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해 보자. 접근 방법은 정책적 접근이 아니라, 논리적 접근을 하도록 하자.

모든 가구가 전부 자기 집이 있으며, 자기 집에서 살고 있고, 빈 집은 없다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


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부산에서 사는 학생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였다. 기숙사니 하숙이니 하는 것들은 없다고 가정한다. 과연 이 학생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 이다. 왜?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대학 진학자들은 자기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대학에만 진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자녀가 대학을 마치고 직장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부산에서 사는 청년이 서울에 있는 직장에 취업을 하였다. 과연 이 청년은 서울에 있는 직장에 갈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 이다. 왜?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취업자들은 자기 집에서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직장에만 취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자녀가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하게 되었다. 과연 분가를 할 수 있을까? 결론은 없다 이다. 왜? 살 집이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신혼부부들은 전부 예외 없이 부모와 함께 살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아무도 이사를 갈 수 없다. 왜? 빈 집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에 이런 상황에 처한 나라가 있다.


이제 첫 번째 결론을 내리자. 모든 사람이 자기 집을 가지고 있어도, 여전히 대한민국에는 집이 부족하다. 2천만 가구가 전부 자기 집이 있어도, 다시 집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집을 떠나 타지로 가기 때문이고, 누군가는 이사를 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무도 타지로 가지 못하고, 아무도 이사를 못 간다고 법을 만들면, 강제로 집이 2채 이상 있는 사람들의 집을 처분하게 하여, 집이 없는 사람들이 사게 하면 우리나라의 모든 부동산 문제가 해결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말이 안 된다. 그러므로 집을 더 지어야만 한다.


그러면 누가 집을 지어야 할까? 민간이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민간이 아파트를 짓는 과정을 살펴보자.

어찌어찌해서 은행 대출을 받는다. 어찌어찌해서 택지를 확보한다. 어찌어찌해서 아파트를 짓는다. 그 다음 분양을 한다. 민간은 엄청난 이익을 챙긴다. 엄청난 이익을 챙기는 행위가 범죄는 아니다. 다만 민간이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을 하는 것은, 같은 국민을 등쳐먹는 행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러므로 아파트는 공공기관, 정부가 지어야만 한다. 이것이 두 번째 결론이다.


한 가지 더 가정을 하자. 아파트는 아무런 제한 없이 누구나 살 수 있다고 가정한다. 그래야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아파트를 지었으니 팔아야 할 것이다. 과연 누가 살까? 돈이 있는 사람이 살까? 돈이 없는 사람이 살까? 결론은 쉽게 알 수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이 산다.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이 집을 살 수 있고, 누군가는 집을 떠나야 되고, 또 누군가는 이사도 가야 하므로, 돈이 있는 사람이 집을 가지고 세를 놓아 돈을 번다. 덤으로 집값이 오르면 더 번다. 그러므로 정부가 지은 아파트를 파는 것은 안 된다. 공공이 지은 집은 임대만 해야 한다.

이렇게 세 가지 결론이 나왔다.


집은 계속 지어야 하며,

공공기관이 지어야 하며,

팔지 말고 임대로만 해야 한다.


그러면 민간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지 않는가 하는 불만이 생긴다. 민간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민간이 돈을 만들어, 그 돈으로 땅을 사고, 아파트를 건설하면 된다. 그리고 팔면 된다. 단 안 팔릴 때 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절대 개인의, 민간의 투자나 사업을 정부가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실패한 사업 역시 정부가 구제해서도 안 된다. 이제 주택을 가지고 정부와 민간이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된다. 누가 이길까? 선택은 국민에게 달렸다.


앞으로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 집이 남을 수도 있다. 빈 집이 나오고, 아무도 사지 않으면, 빈 집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된다. 자기 집을 꼭 사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 집을 사면 된다. 대한민국에 집은 많이 있다. 자기 집을 사고 싶은 사람은 집을 사면 될 것이고, 정부가 지은 임대 아파트에서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살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면 된다.


아주 비싼 자동차를 샀다. 5년 정도 지나면 감가상각이 되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 그런데 집을 그렇지가 않다. 10년, 20년이 지나도 가격이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오르는 현실이다. 왜 그럴까? 집이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집을 더 지어야 한다. 단 공공이 지어야 하고, 다시 말하지만, 절대 팔지 말고 임대로만 해야 할 것이다.


부동산 가격에 대한 정책이 아주 많다. 집값을 잡아야 한다고 한다. 이제 생각을 해 보자. 집값이 떨어지면 누가 좋아할까?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 절반이 좋아할 것이다. 그러면 집을 소유한 나머지 절반은? 아주 싫어할 것이 분명하다. 자기 집값이 떨어지는 걸 누가 좋아할 것인가? 반대로 집값이 오르면 누가 좋아할까? 집을 가진 사람들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집이 없는 사람들은 절망에 빠질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현재에서는 국민의 절반은 좋아할 것이고, 나머지 절반을 싫어할 것이다. 그러므로 부동산 가격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정책은 어떻게 하더라도 절반의 찬성밖에는 얻지 못한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가만히 있을까? 그러므로 부동산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는 모든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정부는 부동산 가격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자.

집을 더 지어야 하고, 정부가 지어야 하고, 팔지 말고 임대로만 해야 하고, 부동산 가격에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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