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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 아니고 덜식데이

by 윤경민

11월 11일, 머릿속에 뭐가 떠오르십니까?

해마다 이날이면 편의점과 쇼핑몰, 백화점마다

예쁘게 포장된 길쭉한 초콜릿 과자가 장식돼 있고 실제로 불티나게 팔리는데요,

과자회사의 얄팍한 상술에 많은 젊은이들이 지갑을 여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빼 무슨 데이 대신에 가래떡데이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지요.

그런데 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런 것도 등장했습니다.

젓가락 네 짝이 나란히 있죠.

경상북도가 선보인 이른바 덜식의 날 캠페인 포스텁니다.

덜식, 덜다의 덜, 먹을 식을 조합해 만든 신조업니다.

덜어먹자는 뜻이죠.

이 사진은 우리 밥상입니다.

찌개를 담은 냄비가 가운데 있고 주변에 김치를 비롯한 반찬들이 둘러싸고 있죠.

식구들이 각자 숟가락으로 찌개를 뜨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어 먹습니다.

이 사진은 미국 가정의 식탁입니다.

요리가 담긴 그릇이 있고 식구들이 각자 자신의 접시에 음식을 덜어 먹죠.

음식을 더는 숟가락과 포크가 따로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은 일본 식당의 테이블입니다. 아예 개인 쟁반에 밥과 국, 반찬이 따로 담겨 있습니다.

자, 보신 것처럼 각 나라마다 밥 먹는 방식, 즉 식문화가 다르죠.

중동에서는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집어먹기도 하니까 말이죠.

그런데, 코로나를 안고 살아야 하는 요즘. 우리의 식문화가 감염에 취약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말, 즉 침방울로 감염이 이뤄지는데

찌개와 반찬을 함께 먹는 습관이 감염에 취약하다는 거죠.

그래서 나온 게 바로 이 덜식입니다.

찌개와 반찬 같은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먹자는 거죠.

경상북도가 이 캠페인을 전국 최초로 시작했습니다.

경상북도가 지정한 으뜸 식당 29곳에 음식 덜어먹기 전용 젓가락을 백 벌씩 나눠줬다고 합니다.

11월 11일, 덜식의 날

비단 11월 11일뿐만 아니라 1년 365일 덜식을 해야겠습니다.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하는 이상 말이죠.

그래서 이제 11월 11일 덜식의 날에는

길쭉한 초콜릿 과자 대신 덜식용 젓가락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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