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영어를 써야 하는가
2020년 전대미문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코로나19로 이름 붙여진 새로운 바이러스는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초토화시킨 데 그치지 않고 태평양 건너 미주 대륙과 대서양 건너 유럽, 인도양 건너 아프리카까지 5대양 6대주 구석구석에 침투해 들어갔다. 인류는 새로운 전염병에 맞서 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인도에서는 하루 최고 4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시신을 처리할 시설이 부족할 정도로 사망자가 늘어나 갠지스강이 시체로 뒤덮일 정도였다. 대한민국 역시 전 지구적 감염병을 피해 갈 수 없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침투하면서 관련 영어도 우리말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아래의 글 중 영어 단어를 눈여겨보며 읽어보자.
'코로나 쇼크'가 우리 사회와 경제 전 분야에 미치고 있다. '엔차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으로 적지 않은 의료기관이 '코호트 격리'되었다. 일부 환자는 '브레인 포그' 현상을 호소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겪는다. 안전한 검사를 위해 일부 지자체는 '드라이브 스루 검진'이나 '윈도 스루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도시 전체를 통제하는 '셧다운'과 '록다운'이 실시되고 있다. 감염 우려에 많은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예정되었던 지역 축제는 모두 취소되거나 '온택트'로 실시되고 있고 심지어 학술 세미나도 '웨비나'로 대체되고 있다. 자영업자는 매출이 반토막 이하로 줄어들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마저 곤두박질치면서 세계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밀려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일상이 달라지면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블랙', 심지어 '코로나 레드'에 빠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면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본격적인 '언택트 쇼핑'과 '언택트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일상화와 더불어 '홈코노미'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타인과의 접촉을 기피하면서 피트니트센터는 썰렁해지고 '홈트'가 유행하면서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른바 '뉴 노멀'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환자는 줄어들고 치명률은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접종 완료자가 다시 확진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늘면서 '부스터샷'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자꾸 생겨나는 만큼 코로나19의 뿌리를 뽑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위드 코로나'의 조건인 성인 80%, 고령층 90% 백신 접종 완료 시 '백신 패스'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일부 방역 의무 준수를 면제받는 '백신 인센티브'를 제공받게 해 준다는 것이다. 대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바이러스의 등장과 함께 관련 용어들이 무분별하게 쏟아져 들어왔다.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은 외국에서 영어로 만들어진 어휘들을 우리말로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들여다 썼다.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정부 부처와 지자체 등 행정기관들도 마찬가지였다. 보도자료에도 이 같은 영어단어들을 그대로 사용해 작성했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베껴 썼다. 코로나19와 함께 우리말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위 글에 나온 영어 단어들을 우리말로 고쳐 쓴 다음 문장을 읽어보자. 아마도 이미 익숙해진 단어들을 우리말로 고쳐 쓰다 보니 오히려 위화감을 느낄 것이다.
'코로나 충격'이 우리 사회와 경제 전 분야에 미치고 있다. '연쇄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폭증으로 적지 않은 의료기관이 '동일 집단 격리'되었다. 일부 환자는 '뇌흐림' 증상을 호소할 정도로 심한 증상을 겪는다. 안전한 검사를 위해 일부 지자체는 '승차 검진'이나 '투명창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도시 전체를 사실상 통제하는 '폐쇄'와 '봉쇄'가 실시되고 있다. 감염 우려에 많은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예정되었던 지역 축제는 모두 취소되거나 '화상 대면'으로 실시되고 있고 심지어 학술 세미나도 '화상 토론회'로 대체되고 있다. 자영업자는 매출이 반 토막 이하로 줄어들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마저 곤두박질치면서 세계경제에 '초대형 경제 위기'가 밀려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람과의 접촉이 줄어들고 일상이 달라지면서 '코로나 우울', '코로나 절망', 심지어 '코로나 분노'에 빠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반면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에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본격적인 '비대면 쇼핑'과 '비대면 서비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또한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일상화와 더불어 '재택 경제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타인과의 접촉을 기피하면서 피트니트센터는 썰렁해지고 '집 운동'이 유행하면서 관련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른바 '새로운 규범'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위중증 환자는 줄어들고 치명률은 낮아지고 있다. 그러나 접종 완료자가 다시 확진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늘면서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가 자꾸 생겨나는 만큼 코로나19의 뿌리를 뽑는 건 사실상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코로나 일상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일상 시대'의 조건인 성인 80%, 고령층 90% 백신 접종 완료 시 '백신 통과'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일부 방역 의무 준수를 면제받는 '백신 혜택'을 제공받게 해 준다는 것이다. 대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벌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온다.
다소 어색함을 느끼는 것은 그동안 영어 단어 자체를 많이 듣고 말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한 마디로 영어 단어에 익숙해져 버려 오히려 우리말이 이상하게 들리게 된 것이다. 만일 처음부터 우리말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훨씬 사용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그리고 나중에 어색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팬데믹이니, 위드코로나니, 코로나 블루니, 부스터샷이니, 이런 말들이 처음부터 많은 이들에게 와닿는 말은 아니었다. 먹물깨나 먹었다는 사람들도 못 알아듣는 말을 행정기관과 언론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사용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말이 병들고 영어에 감염된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
코로나 쇼크, 코로나19 쇼크 corona shock, corona19 shock코로나 충격
홈코노미 homeconomy 재택 경제 활동
부스터 숏, 부스터 샷 boostershot 추가 접종
코로나 블루 corona blue 코로나 우울
코로나 블랙 corona black 코로나 절망
코로나 레드 corona red 코로나 분노
브레인 포그 brain fog 뇌 흐림
코호트 격리 cohort 隔離 동일 집단 격리
엔(n)차 감염 n次 感染 연쇄 감염, 연속 감염
팬데믹 pandemic (감염병) 세계적 유행
트윈 데믹 twindemic 감염병 동시 유행
위드 코로나 시대 with corona 時代 코로나 일상
온택트 ontact 영상 대면, 화상 대면
드라이브 스루 drive-through 승차 구매, 승차 구매점
윈도 스루 검진 window through 檢診 투명창 검진
웨비나 webinar 화상 토론회
뉴 노멀 new normal 새 기준, 새 일상
언택트 서비스 untact service 비대면 서비스
퍼펙트 스톰 perfect storm 초대형 경제 위기
셧다운 shutdown 중단
인센티브 incentive 성과급, 유인책, 특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