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의 저주... 日, 확진자 2주 만에 40배 증가
한때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까지 떨어지며 코로나19 종식의 축배를 들려던 일본 열도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연말부터 소폭 늘어나던 확진자 수가 올 들어 기하급수적으로 늘더니 2주도 안돼 무려 4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NHK가 1월 13일 저녁 6시까지 집계한 일본 열도 전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18,673명.
이 같은 무서운 기세라면 지난해 8월 20일 정점을 찍었던 25,992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신규 확진자가 백 명 안팎으로 떨어졌고 급기야 11월 20일에는 50명에 그쳐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었다. 미국과 유럽은 수만 명에서 많게는 하루 백만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했고 'K방역'을 자랑하던 한국조차 최고 7천 명대가 확진되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일본의 확진자 급감은 그야말로 미스터리였다. 원인을 놓고 '집단 면역설' '특이 유전자설' 등 그다지 과학적이지 못한 분석이 난무했다.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던 건 백신이었다. 한국과 달리 '아스트라 제네커' 백신이 보급되지 않은 점이 첫 번째로 꼽혔고 두 번째는 10대 청소년들의 백신 접종률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런 분석도 이제는 설득력을 잃게 됐다.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확진자 급감 미스터리는 두 달을 가지 못한 채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폭증 미스터리의 원인은 무엇일까. 역시 오미크론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델타 바이러스에 이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걸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원래 코로나19 바이러스나 델타 바이러스에 비해 증상이 가벼운 것이 특징이기는 하지만 얕잡아 봤다간 큰코다친다. 감염 속도가 빠른 만큼 고령자의 감염률도 높고 이는 곧 중증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30대의 중증화율을 1로 봤을 때 10대 미만은 0.5배, 10대는 0.2배, 20대는 0.3배에 그치지만 40대는 4배, 50대는 10배, 60대는 25배로 급증한다. 70대는 47배, 80대는 무려 71배까지 치솟는다.
세계보건기구는 오미크론은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에 비해 낮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기저질환이 있거나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엔 오미크론이라도 중증화율이 오른다고 밝혔다. 실제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 결과 올 들어 신규 확진자가 폭증했던 오키나와의 경우 1월 11일까지 1주일간 감염자의 약 75%가 30대 이하로, 12일 시점에서는 확진자의 95% 이상이 무증상이거나 경증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일본 내에서도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중증화하는 비율이 낮더라도 입원이 필요한 사람이 늘고 의료체제가 마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확진자 중에 젊은이들이 많지만 고령자로 확산되면 더 중증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젊은 층은 오미크론 변이에 걸려도 무증상, 경증이 많다고 하지만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젊은 층에 확산되면 고령자 층으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취약층은 오미크론이라도 걸렸다 하면 심한 증상을 앓게 되고 급기야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확진자가 정점을 찍고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여기서 안심했다간 다시 일본 꼴 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3차 접종이 중요한 이유다. 나를 위해서도 그렇지만 우리 부모님, 어르신들을 위해선 3차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