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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도 젤렌스키가 있는가?

위기에 드러나는 리더십, 이것이 리더십이다!

by 윤경민

대한민국에는 젤렌스키가 있는가?

위기에 드러나는 리더십


지구촌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지도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다. 러시아의 전방위 공습과 탱크를 앞세운 침략에 군복을 입고 당당히 결사항전을 외치고 있다. 러시아 특수부대가 언제 자신의 목을 겨눌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수도 키예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의 망명 권유도 정중히,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했다. 차량 대신 탄약을 달라며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국민 위에 군림했던 독재자에 비할 건 아니지만 고향 은신처 구덩이 속에 숨었다가 생포된 후세인이나 카다피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뿐이 아니다. 전 대통령도, 참모진도 누구 하나 자기 목숨 부지하겠다고 떠나는 이 없다. 모두 수도 키예프에서 최후의 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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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경에는 피난민들의 행렬도 이어지지만 거꾸로 조국을 구하겠다며 전쟁터로 들어가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내 조국은 내가 지킨다는 국민들의 결연한 의지가, 목숨 내놓을 각오가 실천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 탱크 행렬을 가로막았던 한 우크라이나 남성의 모습에선 천안문 사태 당시의 장면이 오버랩된다. 지도자가 살신성인의 자세로 임하니 국민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이다.


되레 움찔한 건 블라디미르 푸틴일 게다. 가볍게 항복을 얻어내고 친 러시아 괴뢰정권 세울 심산이었겠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독립 사수를 선언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지지율은 무려 91%로 치솟았다. 전쟁 전의 3배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국민의 70%는 러시아의 공격을 격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척간두의 위기가 국가지도자의 진정한 리더십을 발하게 했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국민을 단결된 하나로 만들었다.


대선을 앞둔 지금 유권자는 묻는다. 대한민국에도 젤렌스키가 있는가? 젤렌스키 참모가 있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지도자는 누구인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지켜낼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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