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총독을 암살해야 하는 이유

한일 전쟁 미래 소설 2045년 (중) 29화

by 윤경민

29. 총독을 암살해야 하는 이유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비밀 아지트로 복귀한 독립군 지도부는 술잔을 높이 추켜올렸다.


"아키야마 사령관님의 지휘로 이번 작전이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가노가 예를 갖추며 감사의 뜻을 표하자 아키야마 스케베 독립군 사령관이 오른손을 들어 가로저으며 받았다.


"모두 노리코 양의 미인계 덕분이오. 한국군 놈들의 혼을 빼놨던 노리코 양이 없었더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오"


"하하..."


모두들 박장대소했다.


"별말씀을요, 저는 그저 춤을 춘 것 밖에 없는데..."


노리코가 겸연쩍다는 듯 몸을 낮추었다.


"그나저나 다음 작전은 어디를 목표물로 할 생각이오?"


아키야마 사령관이 나가노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첨단 무기를 획득했으니 심장을 겨눠야겠죠. 총독의 목을 따야 하지 않겠습니까? 일본 민족의 철천지 원수. 이지국 총독"


순간 작전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질지도2.jpg

칠지도 (七支刀)



시간은 거슬러올라 2035년 4월.

이지국 총독은 천황을 협박해 한일합방 조약서에 옥새를 찍게 한 뒤 일본문화 말살과 일본 역사 지우기에 온 힘을 쏟았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국사(일본 역사) 교과서는 모두 한국사 교과서로 바꾸었다. 한국사 교과서 내에 일부 일본의 역사를 담았는데, '교토 일본부'를 비롯해 급히 조작한 내용을 넣었다. '교토 일본부'란 369년 백제 13대 왕인 근초고왕이 왜를 침략해 수백 년 간 다스렸다는 이야기다. 처음에는 왜와 국교를 맺고 왜왕에게 칠지도와 칠자경을 하사하며 우호관계를 맺었으나 왜왕이 조공을 제때 바치지 않자 군사를 보내 규슈 일대와 교토, 나라 일대까지 점령하고 수백 년간 통치를 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일본은 문자도 없는 미개한 국가였으며 그때 이후로 왜왕에 백제 왕족의 피가 흐르기 시작했고 실제로 현재의 일본 천황은 뿌리가 백제라는 내용도 곁들였다.


더 재미난 것은 대마도가 조선 초기부터 한국 영토였으며 일본이 19세기 말부터 불법 지배했다는 내용도 크게 부각했다는 점이었다. 새로 공급된 한국사 교과서에는 이렇게 기술되어 있다.


"1419년 조선 태종의 명을 받은 이종무 장군이 군함 227척과 병사 1만7천 명을 거느리고 대마도 정벌에 나섰다. 이종무 장군은 대마도 영주에게 항복을 권하였으나 대답이 없자 왜구를 수색하여 1백여 명을 참수하고 2천여 호의 가옥을 불태웠다. 그리고는 왜구가 붙잡고 있던 조선인과 명나라인들을 대거 구출했다. 이후 조선은 대마도를 조선에 편입해 조선의 영토임을 선언하며 이 사실을 왜의 막부에 통보했다. 당시 왜왕은 이를 수용하며 일본 본토에서 조선에 조공을 재개하겠다는 문서를 조선에 보내왔다. 이후 조선은 이미 대마도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고 조선 말기까지 지배해왔으나 일본이 군국주의로 돌아서면서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대마도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한국 영토였으나 일본이 불법 점거를 함으로써 한때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일본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총독부의 노력은 집요했다. 한일 어용학자들을 동원한 역사 왜곡은 이후로도 꾸준히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이름을 한국식으로 바꾸는 이들에 대한 우대정책을 실시해 현대판 창씨개명을 촉진하려 했다. 성과 이름을 바꾸지 않는 자에게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제한했다. 학교에서도 창씨개명을 권유하는 공지가 매주 각 가정으로 배달됐고 응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가해졌다. 창씨개명률이 낮은 담임교사는 낮은 평가가 내려지고 교사 지위를 박탈하는 사례가 빈발하면서 창씨개명률은 차츰 50%를 넘었다. 성과 이름을 바꿀 것을 강요하는 데 대한 불만도 커져갔지만 창씨개명은 한국과 일본은 같은 역사와 뿌리를 가진 민족으로, 동질성을 강조하면서 창씨개명을 할 경우 차별적 대우가 없으며 한국의 일본 식민지가 정당하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다시 2043년 5월

일본의 혼을 빼앗으려고 온갖 만행을 저질러온 원흉 이지국 총독은 일본 독립군의 암살 대상 1호였다.


keyword
이전 06화6. 대한민국 육군 첨단 무기창고를 습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