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뉴오타니 호텔 접수 작전

한일 전쟁 미래 소설 2045년 (중) 30화

by 윤경민

30. 뉴오타니 호텔 접수 작전


작전 수립 전 무기 점검이 이뤄졌다.

전파교란기 10세트,

폭스 24 2천 정,

빌딩 폭파용 고성능 폭약 2백 kg,

요인 암살용 위장 독약.



요코스카 5613부대 첨단 무기고에서 탈취한 무기는 요코하마 차이나타운 비밀 아지트 내 별도 창고에 잘 보관되어 있었다. 5613 부대 습격은 노리코의 미인계와 소수 특공대원의 침투로 성공했지만 총독부는 환경 자체가 달랐다.


그 사건 이후 총독부 경계가 물 샐 틈 없이 강화되었다. 경찰 병력은 3배로 증강 배치돼 총독부 반경 1km 지점부터 3중으로 검문소가 설치돼 검문검색이 펼쳐졌다. 총독부 정문 앞에는 탱크 부대가, 총독부 건물 옥상에는 헬기부대가 상주하고 있었다.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일본 독립군이 국가 주요 시설과 정부 요인을 암살할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였다.


"총독부를 습격한다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소"


아키야마 사령관이 힘주어 말했다.


"우리 병력으로 총독부의 3중 경계망을 뚫고 총독 집무실까지 들어간다는 건 불가능하단 말이오"


"꼭 총독부를 들어가야 총독을 죽일 수 있는 건 아니잖습니까?"


나가노가 툭 던지듯 말했다.


"그럼?"


노리코가 끼어들었다.


"총독의 아들 결혼식이 곧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아하~ 결혼식장도 군경의 경계와 총독 개인 경호가 강화되겠지만 총독부보다는 덜할 것이다?"


"그렇지. 사전에 침투해서 결혼식장에 폭약을 설치할 수만 있다면"


나가노와 노리코의 주고받는 대화에 아키야마 사령관이 무릎을 쳤다.


"내 예전 부관이 뉴오타니 호텔 매니저로 있으니 그 친구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능한 일이겠군"


"정말입니까? 잘됐군요. 그럼 우리 작전을 짜보죠"




이지국 총독의 아들과 친한파 오다기리 슌페이 내무대신 딸의 결혼식은 6월 7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노리코는 결혼식 3주일 전 아키야마 사령관의 옛 부관인 뉴오타니 호텔 연회담당 매니저의 도움으로 호텔 직원으로 위장 취업했다. 결혼식장의 구조와 신랑 신부, 신랑 아버지인 이지국 총독의 동선을 파악하고 폭약을 설치하는 게 그녀의 임무였다. 언제나 위험한 임무였지만 노리코는 주저하지 않고 나섰다.



결혼식 발표가 나고부터는 뉴오타니 호텔에 경호팀이 들어왔다. 다행히 노리코의 위장취업 이후였기에 노리코는 특별히 의심받지 않았다. 경호팀은 호텔 내 주요 지점에 병력을 배치해 경계를 펼치기 시작했다. 결혼식장은 물론 주방과 신랑 신부 대기실 등에 대한 사전 검색도 철저하게 이뤄졌다.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호텔을 드나드는 손님들의 무기 소지 여부를 살폈고 의심스러운 사람에 대해서는 가방도 샅샅이 수색하는 일도 있었다. 원칙적으로 직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노리코에게는 천운이 따랐다. 경호대장 이상혁이 동경대 친구였던 것이다.


"아니 이게 누구야? 노리코 아냐?"


"어머, 상혁이? 정말 오랜만이다"


"노리코 엄청 예뻐졌는데. 이런 섹시 미인인 줄 몰랐었어. 하하"


"너도 멋쟁이로 변신했는 걸. 그 선글라스 잘 어울린다. 경호팀이야?"


"어, 대학 졸업 후에 총독부 경호실에 들어갔어. 내가 운동 좀 했잖아"


체육과 출신의 이상혁은 태권도와 유도를 합쳐 10단이었다.


"근데, 너 여기서 일하니?"


"어. 연회장 매니저야. 다른 일 하다가 때려치우고"


"너 같은 수재가, 앗 미안. 암튼 반갑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이따 저녁에 술 한잔 할까?"


"어? 어, 그래 좋지"


노리코의 섹시한 몸매와 살인미소는 경호팀장 이상혁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날 저녁 아카사카 영국 펍에서 기니스를 마시며 대학 때 이야기꽃을 피울 때도 이상혁의 눈길이 이따금씩 노리코의 풍만한 가슴으로 향했다. 그녀가 긴 웨이브 머리를 쓸어 넘길 때마다 드러나는 목덜미도 섹시하게 느껴졌다.


"어, 상혁아. 나 좀 취했나 봐. 어지럽네"


"그래? 이제 그만 마셔야겠다. 집이 어디니? 데려다줄게"


"아니, 오늘은 호텔 숙소에서 자야겠어"


"그래? 나도 호텔에 방 잡아놓고 지내는데"


"그랬어? 잘됐네. 같이 가자. 내 방에서 커피 한잔 하고 가"


"그래도 돼?"


두 사람은 아카사카 히또츠키도오리 (아사카사미쯔께 역 인근 거리 이름)의 영국 펍에서 뉴오타니 호텔로 향해 걸었다. 노리코가 이상혁의 팔짱을 낀 채.


그렇게 노리코는 이상혁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듯하며 그날부터 경호팀의 몸수색 대상 예외 조치를 받았다. 그날 이후 작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 시작됐다. 하루는 작전에 필요한 전파교란기를 반입했고 하루는 고성능 폭약, 하루는 폭스 24.


최첨단 소총인 폭스 24는 사이즈가 커 첼로 케이스에 담았다. 결혼식에 연주될 첼로가 담긴 것이라며 살인미소를 지으면 무사통과였다.

소총 수가 모자랐지만 준비는 갖추어졌다. 이제 결혼식 당일 거사를 치를 일만 남았다.


keyword
이전 07화7. 총독을 암살해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