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와 홋카이도는 자치권 부여 이후 아예 독립운동의 동력이 상실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규슈와 혼슈에서만 독립 투쟁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횟수나 규모 면에서 상당히 축소되어가고 있었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요. 독립의 꿈을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비록 저들의 회유와 획책에 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여전히 우리 독립군을 지지하고 힘을 보태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저들에게 치명상을 줄 대규모 작전을 수행해야 합니다"
비장한 각오를 담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나가노 유키오였다. 이미 아끼던 장수 두 명을 잃은 그였기에 그에겐 한이 맺혀 있었다. 아키야마 스케베 사령관은 청와대 습격작전에서 전사했고 야마구치 히데오 또한 경찰에 잡힌 뒤 317부대에 끌려가 생체실험 끝에 개죽음을 당했으니 그럴만도 했다.
자생적으로 설립된 자칭 일본 독립군 총사령관 코우한즈와 기타미치군 사령관 카나사친에게는 더 이상 나가오 유키오의 영향력이 직접 미치지 않았다. 열도의 3 분할 자치권 부여 후 조직력이 약화된 데다 조직원들 다수가 체포돼 철창신세를 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가노는 그래도 조직을 추슬러 총독부와 대한민국에 치명상을 주는 애국 애족 무장 투쟁을 감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의 불길을 되살리는 길은 그것뿐이라는 게 나가노의 결론이었다.
"그렇게 해보자고요. 최후의 작전이라 생각하고 센 거 한 방 날려보자고요"
청와대 습격작전에서 살아남은 독립군 병사가 나가노에게 힘을 실어줬다.
"제가 전국에 흩어진 독립군을 모아보겠습니다. 헌데 어떤 작전을 수행하면 될까요?"
나가노가 한참을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롯카쇼무라 점령"
"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롯카쇼무라를 점령해 핵물질을 탈취하고 그걸 한국인 거주지역에서 폭발시키는 작전입니다"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의 핵폐기물 매립장에는 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공장이 있었다. 나가노는 일본이 한국의 식민지가 되기 전 일부 과학자들이 그곳에서 미량의 핵물질로 핵탄두를 제조했다가 IAEA에 적발됐던 사실을 떠올렸다. 당시 핵탄두를 만들었던 과학자의 신병을 확보해 롯카쇼무라에 함께 간다면 핵무기를 손에 넣을 수 있겠다는 계산이었다. 그것으로 도쿄 외곽 하치오오지의 한국인 집단 거주지역에 소량을 폭파시켜 한국인들만 골라 살상 피해를 주겠다는 놀라운 작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