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투어는 아니지만 이 정도는...
아이들과 셋이 여행을 할 땐 그 누구도 맛집 검색을 하지 않는다. 여행에서 ‘먹는 재미’를 다른 재미에 비해 좀 뒤에 두는 편이랄까.
그래도 하이커우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음식 몇 개는 맛보아야 하지 않을까.
자오차는 광둥어로 ‘얌차’라고 부르는 딤섬 브런치로, 이곳에서는 ‘자오차(早茶)’ 또는 ‘라오빠차(老爸茶)’라고 부른다.
숙소 주인이 추천해 준 ‘자오차(早茶)’ 식당을 찾았다. 테이블에 앉아 우아하게 주문하는 딤선 레스토랑을 생각했는데, 북적이는 시장에서 채소나 생선을 사는 기분에 가깝다.
뷔페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주문지에 도장을 받으면 되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람이 너무 많고 깔끔하지는 않아 외국인들은 좀 힘들 수 있는데, 진정한 중국 로컬 식당, 현지인들의 ‘자오차' 문화를 제대로 맛보기에는 딱 좋다.
원창지(文昌鸡: 원창닭)는 닭을 양념 없이 삶아 담백하고 쫀득한 식감인데, 마늘 간장 등 자신이 원하는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다.
하이난펀(海南粉)은 비빔국수 정도로 생각하면 될 텐데, 보기와 달리 아주 매콤한 것도 아니라 외지인 입맛에는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네이버 사전에는 ‘칭부량'이 하이난 지역에서 유명한 빙수, 곡물과 과일 등을 넣어서 먹는 빙수라고 나와 있다. 물론 빙수처럼 나오는 칭부량도 있지만, 대부분 코코넛 워터에 다양한 곡물과 과일을 넣은 화채에 가깝다. 코코넛을 좋아하고 내용물이 건강해서 아침식사로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펀(肠粉)은 딤섬 메뉴에 있는 ‘라이스 롤’ 같은 건데, 망고를 얇은 코코넛 젤리로 말아서 창펀처럼 만들었다.
칭부량도 망고창펀도 달지 않아 좋았다.
예즈지는 광둥식 코코넛 닭요리로 코코넛 워터에 닭을 넣어 낸 육수를 베이스로 먹는 훠궈(火锅: 샤부샤부) 요리다. 훠궈에 넣는 소면도 코코넛으로 만든 코코넛 국수였는데, 향긋한 코코넛 향이 나고 약간 달콤했다. 더운 나라에서 보양식으로 먹으면 좋을 요리.
우리가 베이징을 떠나 하이난으로 들어온 날, 한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온 남편은 3주간 격리 중이다. 격리 후 가족이 완전체가 되면 그때는 날마다 맛난 음식을 먹어도 좋겠다. 남편이 합류하면 우선순위가 달라져 매일매일 맛집 투어를 하게 되겠지. 몇 달만에 가족이 완전체가 되니 뭘 먹어도 신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