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장벽을 넘어서
아마존 밀림이나 남극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탐험과 모험은 언제든 즐길 수 있다.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알아가기 위해 애쓰는 일이 곧 탐험이고 모험이 아닐까. 그에 따른 위험이나 대가가 반드시 탐험가의 그것처럼 어마어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새로운 세계,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세계를 보는 일을 좋아한다. 평범한 의미로는 아직 가 보지 않은 낯선 나라, 낯선 문화를 찾아가는 걸 좋아한다. 해마다 최소한 한 달 이상 다른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낯선 곳으로 장소를 이동하고 나면, 평소에 잘 알아채지 못하던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미지의 곳에는 늘 위험이 도사린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 사람들에게는 평범한 일이 이방인에게 위험이 되기도 한다. 현지인의 관습이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 그들에게 위협으로 보여 공격을 받을 수도 있고, 현지의 기후나 풍토병 등을 알지 못해 무력하게 건강을 빼앗길 수도 있다. 여행지를 계속 늘리며 앎의 영역을 넓혀나가다 보니, 이제는 정말 고위험군 지역들만 남았다.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대륙 등 내전이나 테러의 위험이 도사리는.
굳이 장소를 이동하지 않고도 새로운 세계를 탐험할 수는 있다. 낯선 언어를 배워보는 것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길 중 하나다. 영어, 불어, 중국어, 독일어에 이어 라틴어나 그리스어를 배워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배우게 되면 단순히 그리스나 이탈리아를 한 번 여행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쓰인 많은 문헌의 세계가 열릴 테니까.
새로운 악기를 배우는 것도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과 비슷하다. 음악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아가는 것이므로. 새로운 악기 연주를 통해 그동안 언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많은 것을 표현해 낼 수 있고, 반대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음악으로 표현해 놓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 외 많은 것들을 배운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리겠지만, 어쩌면 지금 가장 필요한 모험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이나 코딩의 세계에 입문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들의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면 아이들과 소통이 더 원활해질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세계는 그동안 모험해왔던 세계보다는 훨씬 더 장벽이 높지 않을까. 탐험의 묘미는 높은 장벽을 뛰어넘는 것이 아닌가. '위험'을 제거한다면 그건 이미 탐험도 모험도 아닐 것이다.
그럼 이제 진짜 탐험에 도전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