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삶은 소설보다 개연성이 없지

아이슬란드 레이니스피아라 검은 모래 해변

by 윤소희

검은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레이니스피아라 (Reynisfjara).



레이니스 2.jpeg 레이니스피아라 _ black sand beach



색이 검다 뿐이지 그 어느 해변보다 평화롭고 파도가 잔잔한 해변인데,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위험한 해변으로 꼽히고 있다. 가이드가 'Sneaky wave'라고 소개한 너울성 파도 때문이다. 내내 잔잔한 파도만 밀려오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어마어마한 양의 바닷물이 해안을 덮치고 모든 걸 휩쓸어간다. 그 때문에 해변에 서 있던 관광객이 불시에 휩쓸려가 시체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아이슬란드 레이니스피아라



소설을 쓰기 위해 공부하다 보면 '개연성이 없다'라는 피드백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실제 우리의 삶은 사실 소설보다 훨씬 개연성이 없다.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다 -아무런 복선도 없이 - 갑자기 파도가 나타나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게 삶이다.





엄청난 일을 갑자기 당할 때, 왜 미리 알아채고 준비하지 못했던가 후회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어떤 일은 아무리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려 해도 막을 수 없다. 어쩌면 그 때문에 소설에서 우리가 '개연성'을 그토록 원하는지도 모른다. 소설에서만이라도 뒤통수를 맞고 싶지 않아서.




(만약 갑자기 너울성 파도를 만나 휩쓸려 간다면?

절대 파도를 이기려 하면 안 된다. 팔다리를 벌리고 몸에 힘을 완전히 빼고 떠오르길 기다린다. 구조될 때까지 바다에 최대한 떠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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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레이니스피아라 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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