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_안도현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 안도현
네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네가 보고 싶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네가 보고 싶어서 물속의 햇살은 차랑차랑하였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
누군가가 보고 싶어 아파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에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네게 가고 싶었다.
"내가 자살을 할 수 없는 이유 … 내가 자살하면 나 자신만이 아니라 아내까지 죽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욕조의 물이 붉게 변하면서 그녀에 대한 나의 빛나는 기억들이 희미해져 갈 때, 그녀는 두 번째로 죽게 될 것이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 줄리언 반스
사랑하는 아내가 죽은 뒤,
단 1초도 살아가기 힘들 정도로 아프면서
아내의 기억을 살리기 위해, 자살의 유혹을 뿌리치고 살아가는
한 작가의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었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그 “낯선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더 가가서”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오는데
난 그 그리움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