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안톤 허
어젯밤 막내 아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친구가 밥도 먹지 못하고 방에 갇혀 있다고. 부모가 그따위 성적 받을 거면 그냥 죽으라고 했단다.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몰래 먹을 걸 넣어주다 들켜 바로 실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겨우 하나 틀렸다는데. 심지어 오늘이 걔 생일이야."
아이도 나도 생각이 많아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번역가와 번역에 대한 인식이 지옥에 떨어질 지경인 이 세상'에서 안톤 허는 번역가로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마침내 <저주토끼>와 <대도시의 사랑법>이 부커상 후보에 동시 지명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여기서 또 잘못된 해석이 가능하다.
~~ 해서 '부커상 후보 동시 지명'이라는 성공을 했구나 식의 해석.
물론 이런 성공이 있어 이 책이 나왔고,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거지만.
무한 도돌이표 지옥 같다.
생일 날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방에 갇힌 아이 친구는 풀려났을까.
아침에 우리 집 두 아이에게 어제 읽으며 밑줄 그었던 문장을 건네줄 생각이다.
부모님 말은 절대 들어서도, 믿어서도 안 된다.
그들은 자기 인생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다.
실수를 해도 자신의 실수를 하는 것이 낫다.
인생을 망쳐도 내 손으로 망쳐야 한다.
<하지 말라고는 안 했잖아요?> - 안톤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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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작가 윤소희
2017년 <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중국에 거주. ‘책과 함께’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책 소개와 책 나눔을 하고 있다.
전 Bain & Company 컨설턴트, 전 KBS 아나운서. Chicago Booth MBA,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저서로는 <세상에 하나뿐인 북 매칭> <산만한 그녀의 색깔 있는 독서> <여백을 채우는 사랑>,
공저로 <소설, 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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