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느리게 걷는 아이가 외롭지 않은 학교

by MZ 교장

오늘 우리 학교가 ‘00시 장애인협회’로부터 ‘시의회 의장상’을 받았다. 상장에는 ‘귀 학교는 평소 장애인의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지난 번에 아이들의 합격 소식을 이곳 브런치에 전하며 함께 기쁨을 나눴는데, 오늘은 지역사회에서 졸업생 전원 합격의 공로로 학교에 기관 표창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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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로 내가 상을 받을 때, 수줍게 웃고 있는 특수반 아이들의 얼굴을 보았다. 사실 이 상의 주인은 단상 위에 서 있는 내가 아니다. 남들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하지만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온 네 명의 아이들과 그 걸음걸이에 맞춰 수없이 무릎을 굽히고 눈을 맞췄던 특수반 선생님이 진짜 주인이다. 나는 그저 그 노력이 빚어낸 결실을 대신 들어 올렸을 뿐이다.


‘겨우 4명’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4명이든 400명이든,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자기가 지닌 고유한 빛을 낼 수 있게 돕는 것이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다. 아이들이 치는 박수 소리가 강당에 울려 퍼질 때, 나는 가장 느리게 걷는 아이가 외롭지 않은 학교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당분간 상장을 교장실 한편 잘 보이는 곳에 두려고 한다. 볼 때마다 이 약속을 잊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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