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gplant Parmigiana
진열대에 있는 가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 가지로 어느 나라를 방문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 제이미 올리버와 제나로의 가지 팔미지아나를 기대 없이 시도해봤다. 점심으로 요리를 한 건데, 잠이 덜 깼는지 내 손과 뇌의 환상의 부조화에, 내 부엌은 흡사 안개 낀 묘지 같았다. 창문도 활짝 열고, 환풍기도 최고로 해뒀음에도 우리 집 부엌은 현재 시각 아주 흐림.
조리법은, 가지를 편으로 잘라,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로 적셔 튀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당신의 부엌의 연무로 인해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지, 꿈이 나를 꾸고 있는 건지' 헷갈리게 된다.(오늘의 정신상태를 엿볼 수 있는 대목) 소스는 기본 토마토 파스타 소스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기름을 두른 팬에 양파를 볶고, 캔 토마토와 (나도, 제이미 올리버처럼 손으로 토마토를 으깨 봤다. 부수는 희열, 아, 재밌어!) 바질을 넣고 15분간 약한 불에서 끓이면 된다.
소스가 완성이 되면 튀긴 가지와 소스를 층층의 라자냐처럼 두르고 쌓기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층에 치즈를 얹는다. 채식주의자용 파마산 치즈는 웬만하면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나는 최대한 구린내가 진동하는 체다 치즈로 보통 대체하는데, 영국은 원조답게 체다 치즈가 값싸고, 맛있다. 캐나다는 치즈면에서는 좀 아쉽다. 많이 아쉽다. 그런 의미에서 언젠가 직접 치즈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불끈) 목마르면 내가 우물 파야지! 또 애먼 길로 빠졌다. 난 extra aged 체다 치즈와 에멘탈 치즈를 썼다. 참고로, 에멘탈 치즈는 치즈 향이 살아있으면서도 모짜렐라의 식감이라 아끼면서 쓰는 치즈다.
품평을 하자면, 한 번 포크질을 하면 놓기 힘든 음식이라고 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까. 한국의 애호박전처럼 가지를 튀긴 것뿐인데, 오븐에서 요리가 되는 동안 나온 가지의 즙과 토마토소스가 엄청난 일을 벌였다. 익은 가지의 식감이야 부드럽기 그지없고, 달걀 옷 덕에 더욱이 고소하며, 거기에 바질과 오레가노를 품은 토마토소스와 치즈의 조합은, 가히 내가 호접지몽의 한가운데에 있게 했다.
Cover Photo by davide ragus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