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가도 gado gado
섭씨 31도 받고, 습도까지, 손가락 하나 들어도 불쾌지수가 올라갈 날씨다. 이런 날씨에는 집에서 요리를 하면 유죄인데, 지금 나는 두부를 팬에 노릇노릇 굽고 있다. 처음으로, 올라갈 포스트를 동시에 요리 중인 기록적인 날이다. 하하. 오늘 낮에는 사악한 가격이지만 위협적으로 맛있는 KFC 비건 버거를 사 먹었다. 집밥을 더 좋아하는 나는 외식을 일 년에 꼽을 정도로 안 한다. 하지만 이 버거는 대체 불가다. 당신의 거주지가 북미나 영국이라면 꼭 한 번 속는 셈 치고 먹어보길 바란다. 참고로... 하... 가격이 세금 포함 $8.15라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이 정도의 품질이면 돈이 아깝지 않다.
지금 내가 준비하고 있는 음식은 가도가도이다. 이름이 기막히게 재밌다. 인도네시아 음식으로 대표적인 나시고랭을 물론 다뤘지만, 이 레시피는 꼭 소개해야 했다. 채식주의자이지만 샐러드를 안 찾을 수 있다. 가령, 나처럼. 땅콩버터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기대 없이 만들었는데, 가도가도 드레싱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오늘 저녁에 먹은 가도가도 샷이다. 사실, 어제도 먹었다. 샐러드는 드레싱 소스에 열량이 좌우되므로 식단 조절 시 주의가 필요하다. 가도가도는 너무 자주 해 먹으면 내 혈관에서 적색 등이 켜질 것 같다. 물론, 4인분 샐러드의 양이지만, 120 gram의 땅콩버터가 들어간다. 밥 숟가락으로 큼직하게 두 번 푼 양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어제 코코넛에 이어, 난 땅콩을 또 엄청 좋아라 한다. 그래서 일부러 땅콩버터를 안 산다. 사두면 포크로 떠먹을 테니까... 끔찍한 나란 인간...
사진에 보이는 꽃은 배추꽃이다. 시원한 무우맛이 난다. 예쁘기도 하고, 가짓수를 더할 겸 넣었는데, 눈으로 과식했다. 링크를 걸어놓았지만 레시피가 나오지는 않아, 소스 레시피를 공유하고자 한다. 왠열? (너무 맛있걸랑요) 채식주의자나 비건이라면 fish sauce는 진간장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집에 있는 내 간장은 국간장 맛이 나는 간장이라 soy sauce는 국간장으로, fish sauce는 진간장 느낌의 dark soy sauce를 사용했다.
fish sauce 2 tsp
soy sauce 1 tbsp
lime juice 2 tbsp
tamarind paste 1 tbsp
peanut butter 120 g
sugar 50 g
a dash of sesame oil (참기름 약간)
청양고추 1개
마늘 1쪽
위의 재료를 믹서기로 한꺼번에 섞으면 드레싱 완성이다. 타마린 소스나 페이스트가 없어도 워낙 땅콩버터가 향이 강해서 빠진 줄도 모를 것이다. 채소는 얼추 냉장고에 있는 걸 다 넣어도 될 것 같다. 제이미 올리버의 레시피에는 삶은 감자와 삶은 달걀이 하나씩 들어가는데 참고하시길. 현재 기온 28도. 요샌 날이 더워서 요가하면서 흠뻑 젖은 상의를 보면 괜히 흐뭇해지는데, 내가 지방을 태운 건지, 날씨가 내 수분을 짜낸 건지 미스터리.
Cover Photo by Tbel Abuseridze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