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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녕 Feb 20. 2022

터키

페타 치즈 페퍼와 감자 샐러드

한 주 잘 보내셨나요? 하악하악, 저도 무사히 토요일에 안착했습니다. 숨소리가 조금 거칠지요? 사실 저는 내일 저녁에 굽게 될 사워 도우 브레드 반죽을 격렬히 하고 한 숨 돌리고 있는 중이거든요. 반죽을 치대는 건 정말이지 단거리 달리기 같다고 하면 과장이 심할까요? 


오늘은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톰 할랜드가 나오는 Uncharted 영화를 보고 왔어요. 보통 트레일러는 케이크 장식처럼 보고 싶게 만들기 일쑤인데, 정말 구미가 당기지 않았어요. 이때 영국 특파원인 롸져가 인디에나 존스 같은 느낌이며, 너무 재밌게 봤다는 얘기에 망설이지 않고 예매를 전 날에 해뒀는데... 이건 정말... 트레일러를 저따구로 만든 사람이 잘못했다에 한 표입니다. 이건 친구가 또 보자고 하면 자비로 또 볼 수 있을 영화입니다. 사실 제가 사는 동부에도 영화관이 당분간 닫혀 있다가 드디어 규제가 한 단계 완화되어서 이제사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아, 영화 너무 좋아요. 


돈이 아깝지 않게 영화도 좋았겠다, 오늘도 부엌에서 모험을 해봤습니다. 터키도 참 맛있는 음식이 많은 것 같아요. 샵슈카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오늘 처음 해본 페타 치즈가 채워진 구운 파프리카(이하 고추라고 쓸게요)와 터키식 감자 샐러드도 큰 충격을 줬습니다. 이번 레시피는 인스타그램에서 찾은 것인데, 월척입니다.  

찍사가 잘못했다에 한 표입니다. 

사실 레시피 자체가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그냥 대충 느낌 가는 대로 만들어봤습니다. 이번 레시피는 글을 좀 풀어서 써볼게요. 심지어 제가 만든 방식으로요. 그 말인즉슨, 15분이 채 안 걸렸다는 것이지요. 일단 감자 샐러드부터 시작해볼까요, 우리? 일단 감자 5-6개를 깍둑썰기를 해서 전자렌즈 사용 가능한 용기에 넣고 5-6분 정도 돌려줍니다. 중간쯤에 문을 불시로 열어서(어머 깜딱야) 감자가 고루 익게끔 용기를 한 번 흔들어주세요. 렌즈가 윙~ 하면서 돌아가는 동안 이제 채판으로 당근 하나를 갈아줍니다. 이 다음이 반전인데요, 집에 있는 걸킨스 피클 3-5개를 원하는 크기로 썰어서 준비합니다. 제가 가진 피클은 제 새끼손가락 만하기에 7개 정도 넣었고요. 양념인 큐민가루나 파프리카, 소금, 후추, 올리브유, 레몬주스도 준비해둡니다. 이 즈음이면 렌즈가 다 돌아갔다고 띡~띡~ 거릴 것입니다. 양푼에 모든 재료를 다 넣고, 준비한 양념을 적당히 원하시는 만큼 넣으시면 됩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레시피가 너무 건성으로 쓰여있어서 전 그냥 감으로 넣었습니다. 피클이 달지 않고 짭짤하기에 일부러 소금을 안 넣었는데 저에게는 간이 맞더라고요. 더운 여름에 먹기에 딱일 맛입니다. 마요네즈가 들어가는 감자샐러드 보다 맛이 무겁지 않아서, 전 사실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몇 번을 퍼다 먹었을까요?


다음,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될 저 고추 음식은 앞으로 자주 해먹을 겁니다. 사실 이 레시피에는 대왕 고추를 직접 그릴에 굽고 하는 게 적혀있었는데... 전... 좀... 편하게 살고 싶어요. 저 대신 이미 그릴에 구워 병에 담아 파시는 상품을 코스트코에서 예전에 사다 뒀기에 전 그것을 이용했습니다. 전 시험 삼아서 4개를 해봤고요, 지금 그 4개는 이안과 제 뱃속에서 소화가 되고 있습니다. 일단 미리 구워진 고추를 쓰시면 패스트푸드 수준으로 금방 완성됩니다. (뻥이 좀 심했을까요?) 일단, 오븐을 450 화씨로 불을 댕겨줍니다. 그 사이 페타 치즈를 대략 150그램 정도 포크로 으깨고, 거기에 약간의 딜과 약간의 큐민가루(터키도 큐민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아요.)를 넣습니다. 식감을 위해 일부러 모짜렐라도 조금 넣었고요, 이 다음부터는 조심스럽게 고추를 하나하나 꺼내서 이 치즈 소로 채우시면 됩니다. 전 19분 정도 오븐으로 구웠고요, 그냥 15분 정도만 했어도 됐을 것 같네요. 음식을 데우기 위한 용도였기에 오븐까지는 오버였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전자렌즈에 3분 정도 돌리면 될 것 같아요. 


정말 예측하지 못했는데, 이 고추 음식은 무척 맛있었습니다. 페타 치즈의 감칠맛이 사실 다했습니다. 터키에서는 이 음식을 뭐와 함께 먹을까요? 전 오늘의 글을 위해 감자 샐러드와 함께 먹었는데, 무엇과 먹어야 좋은 궁합 일지는 앞으로 고민을 좀 해봐야겠어요. 이건 꼭 해보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그나저나 포만감에 잠이 몰려오네요. 내일은 필리핀 친구 두 명이 집으로 놀러 오기로 해서, 졸린 이 틈에 내일 먹을 게미스타를 해야겠어요. 이쯤이면 그리스 음식 홍보대사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모두 맛있는 주말 보내세요. 


Cover Photo by Emir Eğricesu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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