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엄마의 커피를 몰래 마시면서
빨리 어른이 되기를 바라곤 했다
Silly,
굳이 커피가 아니더라도 결국 성인이 될 것이었다
원하는 것을 위해 참을성을 가지라는 게 아니다
내일만 바라며 살면
정작 놓치고 사는 매일이 아까우니까
잠시 풀 한포기, 작은 돌맹이에도
감동할 수 있어야 했다
2리터의 커피를 흡입하는 진짜 어른이 되었다
처음에는 잠깰 용도로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매일을 버티기 위한 하루의 의식이 되었다
밤마다 수면유도제를 복용하는 아이러니를
이제 참지 않기로 했다
10년 동안 간과하던 어리석음이
드디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거다
어른이 된 거다
사흘 전부터
드디어 불편해질 결심을 했고
카페인을 끊은 지 4시간도 안 되어
금단으로 오는 두통과
출퇴근 하며
사는 게 고통인 걸 실감하고 있다
아직도 뇌가 아프고
사서 고생하는 마음이 괴롭다
보름달 뜬 근무지에
옷 입기를 거부하는
치매 환자가 벌거벗고
복도를 나선다
오늘 놓친 사소한 행복이
사방에 옴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