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by 유녕

덜컹덜컹 온몸을 흔들며 열일 중인

탈수기

그 위에 별일 아니라는 듯

털을 고르고 있는 고양이


족히 삼십 년은 넘은 선풍기가

사십오 도가 넘는 무더위와 사투 중이다


폐포 곳곳을 찌르는 추위에

삽질하며 눈을 욕하던 때가

불과 며칠 전이었는데


약속이나 한 듯

잔인하게 따라붙는 계절이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몸에 와 닿는다


이럴 때가 아니지,

고이 시력을 반납하고

주름도 곱디 예쁘다 해주는

남편의 품에 안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진짜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