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세상이
엊그제 서운한 마음도
단숨 녹여버릴 만큼
이틀 후 폭설주의보라는데
잠깐의 햇살이
버젓이 자리 잡은 눈동산을
애닳아 녹이고
물웅덩이를 피해
수제비를 뛰는
내 모습을 연출시킨
한 수 위의 자연
13시간 일한 대가로
내게 선물하는
따뜻한 얼그레이 한 잔이
사뭇이—
긴장된 근육도
미동 없던 마음도
포근히 안아준다
창밖
노견의 보폭을
맞추는 견주와
눈인사를 한다
잠깐,
외벽에 기대어
그대로 오는 졸음도
허락해본다
우주는 무한하다는데
의식은 24시간도
못 버티는 현실에
노화를 체감하고
천천히
신체에 리듬을
뒤늦게
맞추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