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小寒

by 유녕

처녀의 손톱을 닮은

고드름이

처마마다

아찔하다


촘촘히 박힌 처마등은

어서옵시오

연발 들어오라

가락에

운치까지


마음이

곤란할 지경이다


막상 안은

어둑한 조명으로

시야를 밖으로 돌리는

재미있는

아이러니를 만든다


무표정의 가로수는

제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무안한 동장군은

애꿎은

주차된 철만

때리고 있다


불 꺼진 가로등 아래

여름의 잔해로 가득한

눈 쌓인 테라스 넘어


머리부터 발목까지 감춘

행인이

조심조심

눈길을

행군한다


눈 돌린 하늘엔

공백 없이 채우려는

과한 나뭇가지의 욕심이


부는 바람에

아우성이나

너의 괘씸한 심보에

안 듣는 척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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