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by 유녕

병가를 내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여전히 내 몫


실내화를 경박스럽게 끌고 나가

처리하려는데


문 열기가 무섭게

눈이

쌓여 있다—

하늘이 무너졌나


이 예쁜 쓰레기는

또 언제 퍼담나


차마

재활용까지는...

못 하겠다,

미안하다


병가인데

병가 아닌

그런 수요일인 게다


평소 15분이면 끝날 삽질이

몸살기까지 더해

한 시간을

끙끙대며

남의 낭만을

미열로 몸서리 치며

밀어냈다


지금보다 백만 배 착했던

20년 전의 나를 꼬셔서


이 눈보라를 뚫고

햄버거를 사달라고

하고 싶은데


나는

내가

제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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