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미션

by 유녕


주문하고 앉아

차례를 기다리던 차,


행인 1

후련한 표정

봉지를 가볍게 든

잰 걸음의 동양인 여인


행인 2

게으름과 타협

산책 중인 견주와

노란 오줌으로

전방을 마킹하는 프렌치 불독


씰룩거리는 엉덩이가

앙증맞다


열고 닫히는 문


스위치 on & off


추웠다가

알맞았다가


정신 사나웠다가

정적인 안


빙글빙글


천장의

제각각 등을 바라보니


오늘은

아무래도

네가 주인공인 모양이다



얼그레이를

벌써 세 잔째 리필하는

일요일,


내일의 나이트 근무가

공기같이 느껴지는

오후



바닥에 널부러진

냅킨의 잔해


이건 누구의

격렬한 무대였을까


그러므로 해서

내가 놓친—

당신의 삶을 관조하지 못한


몸뚱이가 하나뿐이라

애석하다


미안하지만

다시 한 번


앵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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