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돌아오지 않는 우리 집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가장 큰 침묵의 공기를
밟고
엄마를 생각하면
뭐라도 먹어야 할 것 같고
아빠를 생각하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마음이 따라주지 않아
어쩌지
발치에서 관찰하던
고양이가
장작 같은 무릎에
올라 앉는다
당신이 마시던 차는
이제 줄지 않을 것이고
맞은편 잔은
식어갈 일만 남았다
잃어버린 우리의 아침 의식은
아무래도 양보해야 할 것 같은데
외투를 걸쳐입고
공원에 나와
무심히 벤치에 앉아본다
온기 없는 자리에
조용히 고개를 젖힌다
나를 한번에 알아본 겨울 나무가
온 몸을 흔들어 대고
이 소금물은
폐포까지 파고든 찬 공기 때문일 뿐
돌아가는 이 길의 언저리
쭈그려 앉아 있는 집에
들어가지 못 하고
빙빙 다시 돌아
걷다
멈추다
다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