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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삶] 선물을 주는 사람

by 유주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좋아한다.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기념할 일이 있을 때는 대여하려고 한다. 나를 찍을 생각은 별로 없다. 추억으로 삼을 사진은 이미 나에게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


몇 개월 전 회사에 신입사원들이 들어왔을 때 신입 때만의 풋풋함을 남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분들께 폴라로이드 카메라 대여 아이디어를 냈는데 기각되었다. 지금 생각해도 좀 아쉽다. 그때의 나는 다른 사람에게 추억을 선물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은 엔돌핀을 선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가치 있는 일이다. 어떨 때는 타인에게, 어떨 때는 나 자신에게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라고 한다면 뭐, 가끔 나에게 뿌듯함을, 만족감을 선물하고 싶다.


현재의 나는?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선물처럼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게 내 만족을 위해서인지 다른 사람을 위해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게 닿는 것 같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다. 나는 내가 간절하게 원할수록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탄다는 걸 안다. 그저 취미라고만 생각하면 만족할 수도 있을 텐데 아무래도 그 편은 아닌가 보다.


그래도 어쩌겠어, 써야지. 좋은 얘기 늘어놓고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중에 그때 더 쓸걸 후회나 하지 말자. 칼을 들었으면 무라도 썰어야지.


++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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