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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래볼러 Sep 07. 2020

오르는 맛이 있는 산

1호선 양주역 : 불곡산

1호선     

양주역 : 불곡산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불곡산은 서울에서 접근성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인근에 있는 유명산들(도봉산, 북한산, 사패산 등)에 가려 빛을 못 보는 산이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주말에도 크게 붐비지 않는다. 정상석 인증숏조차 줄을 서서 찍을 필요가 없을 정도. 대신 종종 다른 이유로 줄을 서야 한다. 바로 한 줄로 오르고 내리는 암벽지대를 만났을 때. 최고 높이 470.7m로 우리나라 평균보다 약 12m가량 낮지만 험하기로는 평균 이상이다. 스파이더맨처럼 바위에 찰싹 붙어 오르거나 밧줄 하나에 몸을 맡겨야 할 때도 있다. 그야말로 오르는 맛이 있다. 장갑과 등산화는 필수! 체력과 근력도 필수!! 무엇보다 담력이 가장 필수!!!

불곡산 등산의 시작인 백화암으로 가는 길에 들른 선유동천과 임꺽정 생가 터, (당연히) 선녀는 없었고 임꺽정 생가 터는 현재 보존비만 세워져 있다
백화암 가는 길
백화암 전경과 300년 이상 되었다는 보호수(느티나무)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는 신비의 약수터.  정말 그런지는 믿거나 말거나;;;
백화암 대웅전(우)과 그 앞 삼층석탑, 그리고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원통전(정면)
[백화암에서 스님께 불려 간 사연]
이른 아침, 새들만 지저귀는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백화암에서 홀로 열심히 사진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그때 갑자기,

"어이! 어이!"

돌아보니 스님께서 이리 와보라는 손짓과 함께 나를 부르고 계셨다. 일단 스님께서 부르시니 가기는 갔는데 혹시 이 조용한 아침에 카메라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나? 지금 절에 들어오면 안 되는 시간인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잔뜩 쫄아서 쭈뼛쭈뼛 다가갔다. 스님은 안에서 뭔가를 주섬주섬 꺼내셨다. 뭐지? 회초리인가? 괜히 죄지은 것 마냥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밀려왔다.(평소에 착하게 살아야겠다...)

"이거 어제 만들어서 밤새 얼린 건데 한 봉지는 올라가면서 드시고, 한 봉지는 사람들 나눠주세요~^^"

봉지에는 얼어서 똘똘 뭉친 인절미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어우~ 감사합니다 스니~~~ 임!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괜히 제발 지린 탓에 쫄아 있다가 긴장이 풀리며 한없이 스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스님께서는 그저 인자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끄덕. 안 그래도 김밥을 못 사서 먹을 게 없었는데 그걸 아셨는지 아니면 부처님께서 아셨던 건지, 정말 신기하고 감사했다.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인스타에 올려 미담이라도 널리 퍼뜨려 볼까 싶었지만 셀카 요청드리는 것이 왠지 무례한 요청일 것 같아 소심하지만 90도로 깍듯하게 배꼽인사를 드리고 이만 백화암을 나섰다는 훈훈한 이야기.
스님께서 주신 인절미^_^


백화암을 지나면 시작되는 등산로, 시작부터 가파르다
계속되는 가파른 코스
5보루에서 바라본 전경(사진으로는 잘 안 나타나지만 저 멀리 잠실 롯데타워까지 보인다)
5보루에서 바라본 상봉(불곡산 정상)
불곡산 정상, 상봉
상봉에서 바라본 전경(서울방향), 가운데 도시를 기준으로 우측으로 사패산, 북한산, 도봉산 정상도 보인다
상봉에서도 가장 높은 바위 위에서
상봉에서 내려와 2번째 봉인 상투봉으로~ 중간에 크게 힘든 길은 없었다
상투봉에서 바라본 임꺽정봉, 불곡산 산행의 마지막 봉!
상투봉에서 임꺽정봉으로 가는 길은 제법 험하다, 하지만 그만큼 꾸르잼!^^
대놓고 위험하다고 쓰여있는 최고 난이도 코스;;;(하지만 그래도 누구나 할 수 있어요!^^)
마지막 3번째 봉인 임꺽정봉 정상석
임꺽정봉에서 바라본 전경, 아래 능선은 바위능선으로 재미있는 모양의 바위들이 줄지어 있다. 그중 백미는 악어바위! 단, 임꺽정봉 오르기 전 갈림길에서 다녀와야 한다는 수고로움이..
하산 길도 가파르다;;;
1일 3봉 인증숏^^V, 각 봉 사이 거리가 멀지 않아 하루에 다 찍을 수 있다. 1일 3봉은 불곡산에서의 암묵적인(?) 룰!


[About 불곡산 佛谷山]
양주시청 뒤편에 솟은 불곡산은 대동여지도에서 '양주의 진산'이라 불리는 양주의 주산이다. '해동지도'(1760)나 '대동여지도' (1861) 에는 불곡산(佛谷山)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양주목지도'(1872)에는 불국산(佛國山)으로도 기록되어 있다. 예전에 회양목이 많아 겨울철이면 빨갛게 물든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산 중턱에는 신라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이 있다. 백화암 입구에서 올라오면 선녀들이 목욕을 하고 간 '선유동천 바위'와 '임꺽정 생가터'를 들를 수 있다. 홍길동, 장길산과 더불어 조선시대 3대 의적으로 꼽히는 임꺽정이 임꺽정이 태어나 활동했던 청석골과 임꺽정봉도 있다. 둘러볼만한 곳이 제법 있지만 주변 산들에 비해 유명하지 않아서 주말에도 사람들로 붐비지 않고, 여유롭게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주로 진달래가 만발하는 봄이나, 단풍이 절정인 가을에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고 한다.

[정상] 총 3개의 봉우리가 있다.
상봉 (높이 470.7m)
상투봉 (높이 431.8m)
임꺽정봉 (높이 449.5m)

[백화암 白華巖]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1598년 광종(廣宗)이 중건하고, 1868년 축성루(祝聖樓)를 세웠으며, 1923년 주지 월하(月河)가 중창하였다. 1950년 6·25 전쟁 때 건물이 모두 불에 타 없어진 것을 1956년 성봉(性峰)이 복원하면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1968년 비구니 무상(無常)이 대웅전을 중건하고 요사채를 창건하였으며, 1985년에는 한암(閑庵)이 대웅전과 산신각을 중수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 2동, 속청(俗廳)이 있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상과 대세지보살상이 좌우에 협시하여 삼존불을 이루고, 불상 뒤에는 후불탱화와 신중탱화·지장탱화가 모셔져 있다. 그밖에 유물로는 신라 말이나 고려 초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연화사각대좌가 있다. 절 입구에는 수령 300년 이상의 느티나무(보호수)가 서 있으며, 절 바로 아래에 있는 약수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본사(本寺)의 관리를 받는 작은 절

[주요등산코스]
양주시청-1보루-2보루(쉼터)-5보루-상봉(정상) | 2.8km
별산대놀이마당-회양목자생지-5보루-상봉(정상) | 2.2km
백화암입구-선유동천 쉼터-백화암-5보루-상봉(정상) | 1.8km
★백화암입구-선유동천 쉼터-임꺽정생가터-백화암-5보루-상봉(정상)-상투봉-악어바위-임꺽정봉-김승골 쉼터-대교APT | 4시간
백석삼거리-악어바위-코끼리바위-상투봉-상봉(정상) | 2.7km
대교APT-김승골 쉼터-임꺽정봉(전망대)-상투봉-상봉(정상) | 2.6km
산북동(수색대앞)-작은산대 쉼터-5보루-상봉(정상) | 2.3km

[가는 법]
양주역 | 2번 출구에서 일반버스 35, 133, 365-1(평일) 탑승 or 마을버스  3-3, 3-3B, 3-5, 3-6, 3-7(오후), 15-1, 15-1, 50, 51, 77-1 탑승 후 등산코스별 해당 정류장 하차
★ - 백화암 입구 코스 :  불곡산입구.유양1동 하차
 - 양주시청 코스 : 양주시청.양주고용복지플러스센터 하차
 - 별산대놀이마당 코스 : 양주향교.양주별산대놀이전수회관 하차
 - 백석삼거리 코스 : 오산삼거리 하차
 - 대교APT : 무태안, 대교아파트 하차
 - 산북동(수색대앞) : 31, 36, 77, 25-1, 39, 25-2, 39-4, 701 탑승 후 샘내고개 하차

★내가 다녀온(이용한) 코스(교통편)


참조 : 위키/다음/두산백과, 대한민국 구석구석, 한국의 산하, 카카오 맵


[부록 : 불곡산 바위 컬렉션]

펭귄바위와 물개바위, 요즘 대세인 펭수바위로 바꾸는 건 어떨지....^^;;
우측 아래  콩쥐만한 것이 생쥐 바위
주름진 악어피부의 디테일이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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