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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프(Chief) 레지던트의 삶(1)
수술방에서 일어난 일
by
Dr Jin
May 13. 2023
정형외과 레지던트 4년 차 때 일이다.
레지던트 4년 차는 치프(Chief) 레지던트라 불린다.
네이버 어학사전
레지던트가 4년제인 만큼 4년 차가 제일 높기도 하고, 그만큼 책임과 의무가 따르기 때문이다.
후배 레지던트를 가르치기도 하고, 수술 시에는 1st assistant(이하 퍼스트 어시)가 되어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술을 할 때 퍼스트 어시가 되는 것은 상당한 부담감이다. 2, 3년 차 때는 교수님 혹은 퍼스트 어시가 시키는 것만 잘하면 된다. 수술 시야가 잘 보이게 리트랙터(Retractor)만 당기면 된다.
흔히 쓰는 아미 리트랙터
하지만
퍼스트 어시
부터는
수술의 전 과정을 숙지하고 집도의(Operator)와 '같이' 수술
을 해야 한다.
이때부터는 교수님도 수술 중에 치프 레지던트의 의견을 존중한다.
"리덕션(reduction, 뼈를 맞추는 걸 의미한다)이 더 필요한 거 같니?"
"Correction(교정 수술 시에 교정 각도를 얼마나 하느냐는 중요하다)은 이만하면 충분한가?"
하지만 교수님과 치프 레지던트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에 의견은 잘 못 내기 일쑤다. 자칫 잘못 말했다가는 내 얕은(?) 지식이 탄로 나고 혼날 거 같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어느 날이었다.
20대 남성 환자로 양쪽 발 통증으로 내원했다. 우측은 부주상골 증후군(Accessory navicular syndrome), 좌측은 발목 터널(Tarsal tunnel)에 생긴 결절종(Ganglion cyst)으로 둘 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정형외과에서 수술 부위 표시는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오른쪽을 수술해야햐는데 왼쪽을 수술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쪽 수술인 경우, 특히 오른쪽에서는 A 수술, 왼쪽은 B 수술처럼 다른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더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해야 한다.
위 환자의 경우는 수술 위치까지 비슷했다.
부주상골 증후군. 발의 내측 부분이 수술 부위가 된다. 출처) https://www.adelaideankle.com.au/accessory-navicular
빨간색 빗금 친 부위가 발목 터널. 역시 발 내측이다. 출처) https://stanfordmedicine25.stanford.edu/the25/tarsaltunnel.html
수술 부위가 발 내측으로 유사했지만 수술 절개 부위(incision)는 확연히 다르다.
교수님이 들어오시고, 여느 때처럼 수술부위를 다시 한번 확인하신다. 그리고는 나에게 물어본다.
"어느 쪽부터 할까?"
나는 비교적 간단한 우측부터 하자고 제안했다.
교수님은 동의하셨고 우측 토니켓(Tourniqeut, 수술 부위에 피가 잘 안 나게 해주는 역할. 혈압 잴 때 꽉 쪼이는 걸 생각하면 된다)을 올렸다.
절개를 시행하기 전에 수술용 펜으로 절개 라인을 그린다. 정확하고 의도된 절개를 하기 위함이다.
부주상골 증후군의 절개라인(녹색). 출처) Campbell's operative orthopaedics. 12th edition.
그런데 어째 교수님이 펜으로 그리는 절개 라인이 이상하다...? 마치 좌측의 발목 터널 수술을 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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