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라는 가지치기, 휴식은 해거리
지금 내 방에 뱅갈 고무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한 부분의 가지를 잘라 내줬다. 남은 이파리들을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 주었다. 그 잘라낸 가지 사이로 새싹이 돋았다. 그리고 그 새싹에서 잎이 피어나고 새로운 더 길고 멋있어진 가닥이 되었다. 그 과정을 보는 것은 정말 경이롭다.
처음에는 가지를 잘라 내야 하나, 잘라진 모습이 안 좋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 수 록 오히려 더 잘 자라나고 이 전보다 훨씬 나은 방향으로 뻗어 나가며 새로운 잎을 피워 나간다. 꽃다발의 꽃들도 밑에 가지 부분을 비스듬히 잘라주고 물을 자주 갈아주면 신선한 물을 잘 흡수해 싱싱한 생화로 더 오래간다. 며칠 후엔 꽃잎이 시들고 버려야 하지만 말이다.
내가 식물이라면 잠깐의 꽃이고 싶지 않다. 나는 천천히 자라나는 한 그루의 나무이고 싶다. 식물의 가지치기, 나무의 해거리처럼 나도 하나의 식물로서 용기를 내어 삶에서 가지를 쳐내야 할 부분은 가지치기를 하고 쉬어가야 할 때는 해거리를 해야 한다.
Back in Qatar
꿈꾸던 승무원이 되어 카타르에 갔을 때, 반려 동물은 키울 수 없으니 앞으로 오래 살며 반려 식물들을 키워나가리라 결심했다. 카타르에서 처음 키운 식물은 기를수록 길게 내려오는 아이였는데 매일 그 식물에 좋은 단어를 10개씩 말해주었다. 물의 질이 안 좋은 카타르에서 샤워 필터를 사용해 걸러진 깨끗한 물을 주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심해지고 국경이 닫혀 트레이닝 후 비행을 하지 못하게 되어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도하 식물 클럽에 가입해서 한국 오기 전에 팔고 왔는데 그렇게 키웠다고 설명을 해서 그런지 인기가 너무 좋았다.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 승무원분께 팔고 왔는데 그분도 그렇게 매일 케어를 해 주겠다고 했다.
Back in Seoul
카타르에서 한국에 오자마자 자가격리가 끝나고 서울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바쁘고 피곤하게 지냈었다. 퇴사라는 가지치기를 했고 휴식을 취하며 해거리의 시간을 갖아 보려 한다. 안정을 떠나 위험을 감수하며 가지를 치고 과감히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휴식을 취하자. 자유로운 바람을 느끼고 물을 많이 마시고 햇볕을 쬐어보자!
식물에게 했던 것처럼, 나도 하나의 식물이니 스스로에게 말해보자. 너무 예쁘다. 아주 사랑스럽다. 괜찮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빛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