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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씨 Nov 08. 2024

슬픔의 가면(시)

11월 8일





슬픔은 불쑥

웃음의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


보송한 솜털이 가득한

아이의 볼과 나의 두 볼을 맞대어

까르르 웃는 웃음소리가

공기 중에 진동을 만들고

내 귀를 통해 들어온다.


배꼽아래 단전부터

저릿다.


입은 분명 웃음 짓고 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맺힌다.


아이의 잠든 모습을 지긋이 바라본다.

검지손가락으로

아이의 볼록한 이마에서부터 입술까지

스윽 훑어본다.

경이롭다.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엄마는 나의 잠든 모습을 보며

웃는 날이 더 많았을까.

우는 날이 더 많았을까.


웃음과 눈물이

행복과 슬픔이

나의 삶 속에서 공명한다.


웃음은 불쑥

슬픔의 가면을 쓰고 찾아온다.

그러므로 행복의 참뜻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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