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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은 Nov 22. 2024

공무원 월급으로 10억 만드는 법

10. 옆 자리 백만장자들

이제까지 9편에 걸쳐 공무원 월급으로 1억 모으는 법을 알려드렸다.

첫 번째, 내 멘털을 갉아먹는 주위 사람들을 살펴라.

두 번째, 연금에 기대지 말고, 절약해라.

세 번째, 추가 소득을 만들어라.

이렇게 하면 당신은 1억의 고지에 닿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버느냐보다 얼마를 모으느냐다. 당신의 의지 여하에 따라 1억은 3년이 걸릴 수도,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가끔 TV에 20대에 1억을 모은 사람들이 나온다. 당신도 그들처럼 할 수 있다. 얼마든지.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6년 만에 9000만 원을 모았다. 결혼 이후에 3000만 원으로 시작하여 2년 2개월 만에 첫 1억을 모았었다. 1억을 모으니 다음 1억은 시간이 훨씬 덜 걸렸다. 당신이 1억 고지를 빨리 점령할수록 다음 2억은 더욱 쉽게 넘을 수 있다.


   1억은 멀고 먼 남의 일 같지만 둘러보면 10억 이상의 자산을 가진 동료들이 꽤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냥 봐서는 동네 친구, 평범한 이웃 주민처럼 생겼다. 별다른 것도 없고 그저 자기 자리에서 일만 한 사람 같은데 같이 근무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 그들의 재력에 깜짝 놀란다. 내 주위에 10억이 넘는 자산을 가진 공무원들의 이야기를 해본다(자산은 대략적인 추정액입니다).

 



A, 30대 중반. 자산 13억.

   A는 20대 중반에 결혼했다. 남편이 대기업을 다니기에 수입은 충분했지만, 남편 회사 근처 아파트에 들어가지 않고 신혼부부 점수를 가지고 공무원 아파트에 들어가 살았다. 공무원 아파트에 살면서 실거주할 집에 청약을 넣어 당첨이 되었다. 빚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그 아파트는 10억이 넘는다. A는 일 년에 한두 번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다니고,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학군지로 이사를 준비 중이다.


B, 40대 후반. 자산 10억 이상.

   경기도에 실거주 아파트를 하나 가지고 있다. 결혼할 때 빌라 전세로 시작했다. 이사하기 싫어 살던 빌라를 매수했는데, 그 집이 재개발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새 아파트에 산다. 남편은 공무원이다. 아이 둘은 대학생이고, 하나는 유학을 갔다. 음악을 좋아해서 퇴근 후에는 음악회에 가거나 다양한 취미 생활을 즐긴다.


C. 30대 후반 12억 이상.

   경기도에 아파트를 2개 가지고 있다. 하나는 자신이 살고 나머지는 세를 주었다. 운동선수 출신이라 주위에 돈 많은 사람과 돈 잘 쓰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은 돈 모으는데 집중했다고 한다. 청약에 당첨된 집에 살고 있고, 갭으로 집을 하나 더 사서 세를 주고 있다. 공무원이지만 '운동'을 하였기 때문에 방과 후 수업으로 추가 수입이 있다.


D. 40대 초반, 자산 15억 이상.

   D는 자신의 근무지 주변 아파트에 전세를 살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으니 집주인이 진상이었다. 이사 갈 집을 고민하던 중 같은 지역에 분양되는 아파트에 청약을 넣었다. 또다시 전세의 설움을 겪고 싶지 않았던 D는 열심히 청약을 넣었고, 부부는 다른 아파트에 하나씩 당첨되었다. 두 아파트 중 남편회사와 가까운 아파트와 신도시 아파트를 고민하다 신도시 아파트를 선택하고, 다른 아파트는 피를 붙여 팔았다. 하지만 D는 아직도 후회한다. 팔지 말고 가지고 갈걸 하고 말이다. 팔지 않았으면 자산이 25억이 넘었을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D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현재 15억이 넘으니까.


A,B,C,D는 모두 경기도 공무원이다. 내 주변에 있는 4명의 밀리어네어의 특징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자기 일을 잘한다. 남에게 일을 미루거나 불평불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할 말은 한다.

두 번째, 비싼 차를 타지 않는다. 소렌토, 마티즈, 아반떼를 탄다.

세 번째, 결혼할 때 자가로 시작한 사람은 없다.

네 번째,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청약했고 당첨되었다.

다섯 번째,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여섯 번째, 맞벌이다.




  앞서 소개한 이들이 나보다 더 나은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 번째, 나는 승진할 생각이 없었기에 일은 늘 승진할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직을 추구했다.

두 번째, 내가 그들 중에 가장 비싼 차를 탄다. 나의 브런치 북 '슬기로운 육아휴직'에 썼다시피 나는 무엇에 홀린 것처럼 외제차를 샀고, 육아휴직 4년 동안 딱 그만큼만 모았다(결국 4년이 날아간 셈이다)

세 번째, 나는 33평 새 아파트 자가로 신혼을 시작했다. 그러니 재테크 공부를 하면서도 부동산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예전에 오랫동안 같이 근무했던 동료가 결혼을 했다. 마음이 잘 맞아 일주일에 세 번은 퇴근 후에도 만났던 그녀가 결혼을 하면서 17평짜리 아파트에 신혼집을 마련한다고 했다(사랑의 힘이란). 게다가 집에 세탁기랑 건조기가 들어갈 수 없어 문을 뜯어야 한다고 했다. (돈도 없는데, 벽도 헐어야 한다니). 그녀가 결혼을 한 후 놀러간 서울의 신혼집은 낡았고,  아파트 상가 지하에 있는 슈퍼마켓은 우리 집 앞에 새로 생긴 롯데마트와 비교되어 우중충했다. 이렇게 오래된 동네에 좁고 낡은 아파트는 시댁에서 마련해 준 것이라 한다. 착잡했다... 우리는 늦게까지 좁은 신혼집 2인용 식탁에 넷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가 말했다.

" 그래도 여의도 불꽃 축제가 눈 앞에 바로 보여서 너무 좋아요."(이때까지도 나는 이 말의 의미를 몰랐다. 그래서 이렇게 생각했다. '1년에 한번은 좋겠네')


네 번째, 나도 청약은 많이 넣었다. 모두 떨어져서 그렇지.

다섯 번째, 나는 현재 무주택자다. 부동산은 실패했다. (내년에 이사 가고 싶어서 오늘 퇴근 후 집을 보러 간다).

여섯 번째, 드디어 공통점! 맞벌이다.




   결혼할 때 나는 남편이 집이 있었기에 부동산에 관심이 없었고, 대출이 없(있는줄 몰랐기)고, 수입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현실에 안주하려고 했었다. 아끼고 저축해서 모으면 될 줄 알았다. 어느정도 되기는 했다. 하지만 다른, 더 나은 길도 많이 있었다. 현실에 만족하려드니 작지만 안정적인 수입은 결과적으로 변화에 저항하게 만들었다.


  나보다 먼저 경제적 현실을 알고, 기존과는 다른 방법이나 삶을 강구했던 사람들은 결과가 달랐다. 누가 어느 선에서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월급이 적으면 월급을 늘릴 수 있는 일을, 적게쓰는 방법을 생각하고, 월급을 관리하는 능력을 높여야 한다. 그리고 티니핑처럼 작고 귀여운 월급 때문에 당신은 세상에, 경제에, 부동산에 혹은 그보다 더 가혹한 현실에 눈뜰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시, 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중에서

P.S. 다른 사람들이 벽을 뚫어 문을 만들 동안

나는 오랫동안 벽에 기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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