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中道)
노르웨이 낚시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저희의 노르웨이 빌라는 노르웨이 중서부 해안가 마을인 Hustadvika에 위치해있습니다. 이곳은 옛날부터 노르웨이에서 가장 위험한 해역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암초와 암반이 많아서 배가 쉽게 좌초하고 파도가 거칠고 날씨변화가 급격해서 몇년전엔 크루즈선도 폭풍우 속에 좌초한 적도 있는 곳입니다. 한편 이런 험난한 지형과 날씨는 물고기에게 완벽한 서식지를 제공해서 예로부터 이곳은 노르웨이의 유명한 어업중심지입니다. 바위가 많은 지형은 작은 물고기가 살기에 좋고 작은 물고기를 사냥하려는 대구, 광어, 명태같은 커다란 생선들 역시 풍부합니다. 또한 차갑고 맑은 북대서양 바다는 산소가 풍부해 물고기의 먹이인 플랑크톤 역시 풍부하지요.
저희는 낚시대도 종류별로, 트랩도 종류별로 (랍스터용, crayfish용), 어망도 크기별로 구비해 놓을 만큼 낚시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노르웨이 빌라에 오면 배를 타고 자주 낚시를 하러 나가고 직접 잡은 생선으로 요리도 하는걸 좋아합니다. 특히 저는 무엇이든 한번 시작하면 집념이 강해서 끝장을 봐야하는 스타일인데 낚시에도 어느새 이 스타일을 적용하고 있더랍니다.. - 집념이 강하고 목표를 높게 잡는 이 성격은 제 인생에 전반적으로 적용되는데요, 그 예가 클래식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을 수련할 당시 손쉽게 자격증을 딸 수 있는 쉬운 프로그램들을 마다하고 제일 힘들고 어려운 750시간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스스로 선택해서 1년안에 딴 것이죠.
어느날 노르웨이 시아빠가 낚시에 조인하셨는데 여느날처럼 고기를 최대한 많이 잡는걸 목표로 하는 져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욕심부리지말고 그날 먹을 수 있는 만큼만 잡고 풍경을 즐기며 감사해하자. 자연이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어떨까”. 아! 그 순간 욕심을 부리는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항상 더 많이, 더 높게 무언가를 원하는 것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중도(中道)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끊임없이 원하고 갈망하는 걸 멈추고 딱 필요한 만큼이 어느정도 아는 그 순간, 그게 참 멋진것이더라구요. 예전에 마음공부를 하면서 불교학교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접했던 팔정도와 중도가 생각났습니다. 극단을 피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올바른 길, 삶의 방향. 이렇게 노르웨이의 대서양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