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사실 잘 모르겠다고, 다만 살아있으니 살아간다고. 그 말을 하면서 그 말이 싫었다.
마치 죽지 못해 꾸역꾸역 사는 덤 같은 인생처럼 느껴져서. 작은 의미라도 찾을 수 있으면 찾고 싶었다.
'알지만 알지 못하는 것이 너무 많아. 아무것도 와 닿지 않아.'
어떤 날은 도피처럼, 어떤 날은 습관처럼 읽고 쓰고 보고 들었다.
작은 것이라도 건져내고 싶었다.
어떤 날은 어렴풋이 알 듯했고,
어떤 날은 손에 쥘 듯 선명했다가
어떤 날은 손 틈 새로 모두 흘러버렸다.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우울하고 허망한 세계는 계속, 계속되었다.
'행복하지 않아.'
'그럼 불행하니.'
'아니 불행하지 않아, 그저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
'의미가 꼭 있어야 하니.'
'아니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그런데 왜?'
그러게 왜일까,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은 별개인가 보지.
누군가 행복하다고 하면 달려가 묻고 싶었다. 나는 끊임없이 무너져 내렸고 그만큼 웃어내었다.
견뎌내는 게 삶이면 그만큼 잘 하는 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