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공감은 대화의 기술이 아니다!?
#윤주선 #엄마의눈높이 연습 #사춘기자녀 #공감
요즘은 사춘기가 빨리 온다고 하더니,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표정, 눈빛, 말투가 완전히 달라졌다.
중, 고등학교에서 10대 아이들을 만난 지 16년이 되었지만,
막상 내 아들이 달라지니 기분이 묘하다.
코칭을 배우고 적용한 지 8년이 되었다.
그동안 수천 명의 아이들을 만나서 코칭하며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참 좋았다.
담임으로, 교과 담당 선생님으로
사춘기 아이들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존재 대 존재로 만나고, 마음으로 소통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최근 첫째 아들과 대화하면서,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아들에게 나는 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엄마이기 때문이다.
요즘 온라인 수업과 학교 수업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담임으로서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다.
퇴근 후, 집 현관문을 열 때 또 다른 직장으로
출근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집에서 방치(?)된 두 아들이
온라인 수업은 잘 참여했는지 점검하면서
대화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머리로 이해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라주지 않을 때도 있다.
'온라인 수업은 다 들었겠지?'
'배움 노트는 잘 작성했나?'
'둘이서 유튜브 얼마나 봤을까?'
등의 생각을 하면서 표정이 어두워지기도 한다.
온라인 수업이 연장되면서
두 아들이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점점 더 늘어갔다.
배움 노트를 하루 이틀 밀리기 시작했고,
다 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속에서 열불이 나고,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오늘처럼 배움 노트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날...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
"너한테 실망했다."
"할 줄 아는 게 뭐야?"
"엄마가 얼마나 힘든 줄 알아?"
이런 말들을 쏟아내며 아이 마음에 상처를 준다.
내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간다.
아이가 귀를 막고, 울먹인다.
정신을 차리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엄마가 지금 많이 화가 났어. 이유는 알지?"
"....."
"엄마가 ○○이가 어떤 마음인지 알고 싶은데 이야기해줄래?"
(한참 후..)
"엄마... 나는 집에 누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넷 수업도 잘 이해 안 되고, 유튜브는 보고 싶은데...
유튜브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숙제할 시간이 없어요.
엄마한테 혼나기 싫어서, 배움 노트 썼다고 말했어요."
"그랬구나.."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내 감정을 빼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필요했고,
또 아이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 아이가 또 이야기한다.
"엄마, 수학...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푸는지 안 배웠는데... 엄마가 좀 도와주면 좋겠어요."
고개를 끄덕이고, 가만히 듣기만 했다.
그러자, 자기 마음의 불안과 동생과 하루 종일 지내면서
스트레스받았던 상황을 이야기하며 울먹인다.
안쓰럽기도 하고, 아이의 입장이 이해되기 시작하자
내 마음이 눈 녹듯이 녹아내렸다.
아이의 이야기를 판단 없이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공감은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판단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진정으로 공감하기 힘들다.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친다거나
상대방의 말에 "그렇구나"를 연발하는 것이
공감이 아니다.
사실, 공감은 대화기술이 아니다.
상대방은 내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춘기 아이들은 특히 감정 기복이 심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
주변 시선이 부담스럽고,
친구와 경쟁하는 것이 힘들기만 하다.
가정에서도 인정과 지지를 받지 못한다.
특히, 감정을 공감받지 못할 때
자신의 존재를 무시당한다고 느낀다.
사람 중심 접근법(Person-Centered Approach)
창시자 칼 로저스는 공감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공감은 상대방의 세계에 들어가
상대방 안에서 흐르고 있는
느껴진 변화, 상대방이 경험하는 감정을
민감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기 위한 첫 단추는 바로 '공감'이다.
사춘기 자녀의 세계에 들어가
자녀가 경험하는 감정을
나도 민감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나의 생각, 기준에서 자녀를 판단하는 말을 한다면
자녀와 대화할 수 없다.
내가 하는 말을 새롭게 점검해보자!
내 기준에서 판단하고,
감정적인 말을 하고 있는가?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가?
그렇다면, 멈추어야 한다.
첫 단추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을 연습할 때
사춘기 자녀와 대화는 시작될 것이다.
당신이 사춘기 자녀와 웃으면서
마음을 나누는 모습을 상상해보아라.
마음의 에너지가 올라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자, 지금부터 새롭게 시작해보자.
혼자라면 힘들지만
함께라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