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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마음이 불안해질 때까지 있다. 미래 걱정이나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잘 안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불현듯 불안에 사로잡히곤 한다. 시간이 지나서 마음이 괜찮아지면 돌아보게 된다. "왜 마음이 불안하고 조급해졌을까?" 하고 되짚어본다. 대부분의 이유는 '만족하지 못함'에서 비롯됨을 발견했다. 불만까지는 아니지만 불안정해보이고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왜 만족하지 못했을까?"라고 자문자답해보면, 늘 단순했다. 갖고 있는 것보다, 이뤄온 것보다는 갖고 싶은 것과 이뤄야 더 나을 거라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불안함과 조급함이 찾아올 때마다 마음을 통제하는 게 쉽지 않다. 익숙해질 법도 하지만 늘 낯설게 다가오는 날 선 예리함으로 다가온다. 어쩌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의 격동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집착하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 애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취업을 위해, 노후대비를 위해 등 여러 목적과 이유로 미래를 위해 오늘을 살아간다. 다가올 현실을 준비하는 것이다.
사실 두려워하고 초조해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당장의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은 더욱 증폭된다. 그래서 일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어서 좋아보이는 것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열심인 것들을 얻기 위해서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에도 늘 부족해보인다. "나아질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문득문득 찾아오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찾아오지만 답을 내릴 수 없다. 불안함에서 기인한 회의 섞인 반문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아직이야." 라는 답을 정해 놓은 확인 질문인 셈이다. 열심히 살다가도 이런 질문들이 찾아오면 맥이 빠진다. 어느 순간, 불안감과 회의감이 엄습해온다. 깜박이도 켜지 않고 느닷없이 끼어들어오는 것이다. "인생, 원래 이런거지" 하며 무덤덤하게 살아가려 애쓰지만 깊어가는 한숨은 숨길 방법이 없다.
물론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기는 한다. 그러나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시간이 약이라는 사실은 맞지만, 그 약은 치료를 위한 약이 아니라 그저 진통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통제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단지 통증을 줄이거나 잊게 하는 역할을 해줄 뿐이다. 무엇보다 근원을 잡지 못하면 내성이 생기는 게 진통제의 한계이자 조심해야 할 점이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결국 진정한 해결책이 아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해답을 얻어갈 뿐이다. 이런 질문은 한 번만 찾아오는 게 아니다. 어찌저찌 한 번은 지나가도 또 다시 찾아온다. 끈질기게 답을 요구한다. 그때마다 답하지 못하면 회의와 무기력함은 점점 짙어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질문에 애써 답하지 않아도 괜찮다. 날 것의 질문에 답을 하면 탈나기 십상이다. 받은 질문을 자신만의 질문으로 가공하여 소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막무가내로 찾아온 질문의 요구에 끌려 다니지 않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답할 수 있는 질문으로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 핵심이다.
"잘 살 수 있을까?", "나아질 수 있을까?" 와 같은 이런 성격의 질문은 자연스럽게 필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게 만든다. 동시에 없는 것들에 주목하게 만든다. 필요한 것을 위해 부족한 것과 채워야 할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다. 객관적인 바라봄이 아니라 필요를 위한 주관적인 바라봄이 마음의 어려움을 불러온다. 그렇기에 질문을 바꿔야 한다. 질문을 바꾸면 생각의 초점이 바뀌기 때문이다. 초점이 바뀌면 살펴보는 이유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우리의 뇌는 질문에 대해 어떻게든 답하려고 애쓰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살 것인가?", "잘 하고 있는 걸까?"와 같은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으로 바꾸는 게 좋다. 질문에 대한 답은 사실상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정답은 없고 늘 자신만의 해답만 존재할 수 있는 게 인생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미흡해도 괜찮다. 혹은 이상적일지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을 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파악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고심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필요를 위해 부족한 것을 찾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는 게 낫다. 물론, 미래를 위해 지금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저 착각하지 말자는 것이다. 있는 것을 없다고 여기게 만드는 질문보다 현재 갖고 있는 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다른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오늘을 기반으로 살펴보는 게 우선이다. 막연한 두려움과 초조함으로 주눅들어 부족한 점들만 찾게 만드는 질문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고 무엇을 해왔는지 성찰해보는 게 더 실효적이고 효과적이다. 질문에 끌려다니기 보다 질문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