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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oung Jul 11. 2021

모든 게 예상 밖인 첫 학교생활

   첫 해는 고2, 고3을 수업을 맡았다. 담임을 하고 싶었지만 신규교사라 담임은 배정이 안되었다. 매우 아쉬워하며 수업 준비 하기에 바빴다. 




대학생 때 교육뵹사, 멘토-멘티, 과외 등을 하며 학생들을 많이 만나봤던 지라 학생들 대하는 것엔 어색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학교의 선생님으로 학생들을 만나게 되니 내 스스로가 너무 어색했다. 임용고시 합격하자마자 몇 달 만에 난 임용고시생에서 갑자기 학교 ‘선생님’이 된 것이다.





나에게 선생님이라 부르는 것이 어색하고 신기했지만 좋았다. 나를 처음 본 학생들은 나에게 호기심이 많았고 관심도 컸다. 하루하루가 재미있었다.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많아 내 눈 앞의 학교생활은 내가 꿈꾸던 학교의 모습처럼 흘러갈 것 같았다.






 하지만 수업의 첫 OT가 지나고 본 수업에 들어가니 학생들은 180도 달라졌다. 내 눈 앞에는 동태 눈으로 나를 쳐다보거나 잠에 취해 있는 학생들이 많이 생겼다.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광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애들아. 지난번에는 안 그랬잖아. 샘이야! 일어나봐~” 


너무 놀라 교탁 앞에서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샘이랑 이거 해보자!” 


무응답에 당황했고, 식은땀을 흘리며 당혹스러움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업이 시작되니 학생들은 다 잠자느라 바빴고 난 더 이상 새로운 선생님이 아니고 관심 밖 인물이 되었다.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뭐 라도 해봐야지!!’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고자 고민에 빠졌다. 


“애들아 샘이 앞에 서 있으니 너네 동태 눈빛으로 쳐다보니까 무서워~ 정신 차려보자! 좀 일어나봐!!” 


동태 눈이라는 말이 웃겼는지 학생들은 깔깔깔 웃기 시작한다.







     아! 대학생 때 네팔에 해외 봉사를 한 경험이 떠올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학구열에 하나라도 배우려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내게 집중하던 그 모습들. 사진첩에서 초롱초롱한 네팔 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찾았고 수업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너희들은 좋은 환경이 있는 복 받는 학생들이야.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저런 눈빛으로 수업 듣는 네팔 학생들을 봐! 

우리도 열정적으로 수업에 집중해보자!” 


‘어머. 애들이 관심 갖고 재미있어 할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무응답이다. 관심 없는 표정들이다. 

나 또 실패했다.


 애들 관심사 끌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한가보다.







   대학생 때 참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냈다. 내가 교사가 되었다 하니 친구들은 


“너의 다양한 대학생 때의 경험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면 좋을 것 같아. 

학생들이 엄청 좋아 할거야.  재미 있잖아~ 샘한테 그런 이야기 듣고 꿈도 꾸고.. 

동기 부여되고. 내가 학창시절 때 너 같은 경험을 들려주는 선생님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거야. 응원해.” 


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예상했다. 


하지만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번에도 내 예상과는 다른 반응을 보인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나의 대학생활 이야기와 내가 걸어온 삶의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냥 노잼 이야기들이었다. 


난 또 좌절했다.


.

.

.

.


‘나 어떡하지? 애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에 대해 나도 아는게 없어. 나도 특성화고 교사는 처음이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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