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ppyoung Jul 11. 2021

소원 성취

난 모든지 할 수 있어!

         

    임용고시 합격의 기쁨을 만끽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신규교사 연수가 시작되었다. 몇 일간의 연수 일정 마지막 날은 학교 발령을 발표하는 날이기도 했다. 학교 발령 전 나의 소원은 ‘집 근처 고등학교에 발령받게 해주세요! 무엇이든지 다 하겠습니다!’였다.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발령만을 기다렸다.




 ‘야호!!’ 나의 소원이 간절했는지 난 집 근처 고등학교에 발령받게 되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고등학교지만 옆에 있던 임용동기 샘들은 좋은 학교 발령이라며 축하해주었고 난 박수를 받으며 내가 원했던 발령 조건에 만족했다.

            





   발령 발표 날, 연수원에서 지금의 학교로 인사하러 가는 길에 홈페이지에 들어가 우리학교에 대해 공부했다. 처음 듣는 고등학교였지만 교육과정이 굉장히 대학수준의 과목으로 편성되어 있어 기대감이 컸다. 


‘아 내가 배운 모든 지식을 쏟아야겠네.. 내가 대학교 때 배운 과목들을 고등학생 때 배우는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교라니..?’ 기대감 50% 고난이도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 50%의 마음으로 우리학교로 향하던 지하철에서의 감정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신규교사 연수 때 장학사님이 “학교에 신규 발령은 보통 1-2명 일거에요~ 사랑받는 신규 교사가 되세요!”라고 했다. 이 말만 믿고 난 이 학교에 신규교사는 나 뿐인 줄 알았다. 교무실에 도착했을 때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지만 기존에 계신 선생님들인 줄 알고 어수선한 교무실 분위기를 뒤로한 채 교장실로 향했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임용 동기는 6명이었다. 함께 교직 생활을 시작하는 동료가 많아서 좋았다. (나중에 듣게된 소리지만 신규교사 6명 발령 학교는 다 이유가 있었다..ㅠㅠ)



모든 게 완벽했다. 기대가 되었다. 나의 첫 학교 첫 교직생활 시작이!






     


어려운 임용 시험 합격하느라 애썼다며 칭찬해주는 선생님들의 축하와 격려로 나의 교사생활이 시작되었다. 난 첫 시작이 좋다고 생각했고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좋은 일로 가득 찬 학교생활이 시작될 거란 설레임과 기대감으로 행복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식사 중에 한 선생님께서 우리학교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해 주셨고 내가 예상했던 학교 모습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에 놀랍기만 했다. 


“1교시에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학생들이 많이 없어도 놀라지 마세요~”  “네? 무슨 소리신지..?” 


드라마에 나올 법한 이야기들이 우리학교의 일상이라고 말해주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들이 정말로 내 앞에 펼쳐질 일들은 아닐 거라고 믿으며 마냥 웃어 넘겼다.








  

  ‘설…마..? 이런 일이 나에게도? 

내가 생활해온 학교생활과는 다르잖아.. 내가 다닐 땐 모두가 공부에 매진하고 좋은 대학 가려고 애썼던 학생들 뿐이었는데.. ? 


취업하는 학생들이 있는 특성화고라 목표가 다를 뿐 비슷할 거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겁이 나려는 감정을 억누르고 만족스런 첫 발령지에 감사함을 느끼며 한껏 들떠 있었다. 3월 2일까지는 말이다.








   드디어 3월 2일이 찾아왔고 나의 첫 제자들을 만났다. 수업에서 학생들을 첫 대면하는 순간.


 ‘아.. 쉽지 않겠는데..? 선생님 이야기가 진짜 내 눈 앞에 펼쳐지고 있네. 

나 이 학교 학생들하고 잘 지낼 수 있을까?


신께서 소원들어 주면 모든지 다 하겠다고 기도했던 나의 기도를 듣고 이 학교로 보내신건가. 

나보고 모든 해보라는 의미로.. 


나 진짜 잘 할 수 있겠지..?'






#샘도교사는이번이처음이라 #교사에세이 #학교생활 #신규교사 #학교생활적응기 #교사학생 #사제지간

이전 01화 4년 묶은 지갑 속 명함한장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