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선구점에서 시작된다.
과거 목포항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항구였다. 목포 서산동에서 만호동 앞선창과 목포 역전 인근 원도심 골목에는 고기잡이 관련 가게들이 포진되어 있다. 선구점, 횟집, 잡화점, 다방, 백반식당, 다방 등이 모여있는데 그 중심에는 선구점이 있다.
선구점은 그물, 밧줄, 통발, 낚싯대, 장화, 어망, 어선용 기계, 기타 다양한 어구들을 파는 곳이다. 이곳은 단순히 물품만을 파는 곳이 아니다. 어부들에게 지역 바다 환경에 맞게 적합한 장비를 조언해 주고 맞춤형으로 제작해 준다. 특히, 수작업으로 만든 국산 그물은 중국산보다 촘촘하고 튼튼해서 찾는 이들이 많다.
목포는 서해안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해안선과 인접한 바다에서 연안 어업이 주로 발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해안선에서 약 22Km 이내 바다에서 이루어지고 규모가 크지 않은 어선들이 이용된다. 물고기를 잡는 방식은 주로 그물(망)을 사용하는데, 그물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어종이 달라진다. 목포에서는 먹갈치, 아귀, 농어, 참조기, 전어, 멸치, 새우 등이 대표적인 어종이다.
목포에서는 갯벌어업도 이루어진다. 목포 근처 갯벌이 많아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이용해서 굴, 바지락, 백합조개, 동죽, 게, 낙지, 기타 조개류를 채취한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물고기를 어떻게 잡았을까?
18세기 조선시대, 김홍도의 [단원풍속화첩] 중 [고기잡이] 풍속화를 보도록 하자.
그림 속 내용을 보면, 갯벌어업을 하고 있는 듯하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곳에 대나무 등으로 만든 어살을 둘러 꽂아놓고 물이 빠질 때 어살 안에 끼어 있는 물고기를 잡는 전통적인 어로 방법이다. 배 안에 항아리가 보이는데, 즉시 물고기를 끓여 먹거나 소금 등으로 가공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쪽에서는 물고기를 살려고 기다리는 듯하는데, 바다 위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을 파시하고 한다. 아마도 파시가 열리는 분위기다.
과거 목포는 사철 내내 파시가 열렸던 곳이다. 조기, 삼치, 민어 등 제철 어종들이 몰려드는 풍어기 때, 바다에선 파도 위의 시장, 파시가 열렸다. 서남 해역의 수많은 섬들 사이로 흐르는 어류들이 많아 목포의 파시는 큰 규모와 거래량을 자랑했다. 잡은 물고기를 파는 배들과 그 물고기를 사기 위해 몰려든 배들로 바다는 거대한 뗏목을 형성했다.
현재는 어떠한가?
바로 잡은 싱싱한 물고기가 항구에 도착하면, 곧바로 경매를 통해서 물고기를 판매한다. 바다 사람들은 경매 시간에 맞춰 시계가 움직인다. 경매 시간 전에 항구에 도착하지 못하면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물고기를 팔 수 없기 때문이다. 경매 시간이 임박하면 항구는 입항하는 배들로 떠들썩해지고 위판장은 싱싱한 생선들의 경매장으로 탈바꿈한다. 갓 잡은 수산물들이 좌판에 깔리면 중도매인들의 눈치 경쟁이 시작된다. 그 모습들을 선주들은 더 많이 받고 싶은 기대감에 부푼 시선으로 바라본다.
고기잡이와 위판까지 마친 어부들은 선구점으로 간다. 그물이나 기타 어구들을 재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다사람들에게 선구점은 바다를 누비는 장비의 출발점이고 어업의 중심은 선구점이라 생각될 거 같다.
참고문헌
목포문화원외(2018). 목포는 항구다. 스토리텔링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