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침
(1) 정의
두 개 이상의 이질적인 계열을 관계시키는 것을 일컫는 말. 체계 내에서의 내적인 공명, 기초 계열들 자체를 넘는 강요된 운동 따위가 있다. 들뢰즈의 개념이다.
(2) 비평
마주침으로 파생되는 점은
① 짝짓기
욕망을 해소하는 장점이 있다. 욕망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생명체에 책임이 있다. 문제점은 불행의 시작되기도 한다. 구원(救援) 이 되기도 하지만 구원(舊怨)이 될 수 있다.
② 우정
짝짓기와 마찬가지로 구원(救援) 이 되기도 하고, 구원(舊怨)이 될 수 있다.
③ 깨달음
피붙이와의 만남, 동물들과의 만남, 책과의 만남이 주는 긍정적 요소
모든 만남은 감수성을 동반한다. 서로 본보기가 되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지만 부작용으로는 눈에 콩깍지가 씌면 누구도 말릴 수 없다.
(심한 부작용의 예 1)
『그녀를 처음 본 순간』(1993)의 서문에서 모호함씨는 마주침을 언급하면서 그녀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심한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으니 넘어가도 좋다. 그렇지만 읽고 말 것이다.
.....
이런 그녀는 저 멀리서도 보인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여도 그녀를 한눈에 찾을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신비로운 일이 일어난다. 원근감은 무너지고 도드라진 그녀만이 시야 가득히 다가오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물러나는 드라마틱한 경험이다. 그녀에 대한 애정인지 아니면 익숙함인지는 모르겠지만 익명 속의 세상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자신이 여기에 있음을 손짓한다. 나의 눈길을 뺏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나는 그녀를 어디에서도 찾아낼 수 있다.
이렇게 말하니까 그녀의 아름다운 이목구비나 몸매 때문에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그녀의 껍데기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알맹이도 사랑한다. 빈곤한 어휘로 그녀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지만 힘을 내어 보겠다. 일단 그녀의 뇌는 양배추의 잎맥 같은 주름이 없는 녹색의 말캉한 푸딩일 거다. 그녀가 생각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숟가락으로 윗면을 살포시 쳐주면 탱글탱글 살짝 움직이고 숟가락으로 뜨면 보들보들한 것이 흔들 리 거 같다. 몽글몽글한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그녀를 향한 나의 마음은 머리에 있는 것일까? 심장에 있는 것일까? 다른 것은 몰라도 그리움은 심장에게 소유권이 있을 거 같다.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고, 뻥 뚫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팔딱이는 일란성쌍둥이인 심장은 빨간색 꽃나무다. 오므렸다 펼치면서 팔딱거린다. 그러면서 한 줌의 파란색 더운 피를 힘껏 뿜어낸다. 마음이 두근두근 뛰는 곳이기도 하고 그리움이 머무는 장소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빛이 오는 방향으로 가지가 휘듯이, 마음도 그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녀의 폐는 꽃 사이를 춤을 추듯 옮겨 다니는 노란 나비이다. 나비의 날갯짓은 꿀벌이나 무당벌레보다 우아하다. 세모를 그리기도 하고 네모를 그리기도 하고 동그라미를 그리기도 한 그녀의 두툼한 입으로 세상을 들이마시면 나비는 우아한 날갯짓을 한다. 날갯짓을 할 때마다 절망을 희망으로, 두려움을 용기로, 좌절을 환희로, 소심함을 대담함으로 바꾸어 준다. 마치 프리즘 같다. 바램이 있다면 이 꽃, 저 꽃으로 달아나지 말고 나에게만 머물러 주기를 바랄 뿐이다. 또한 그녀의 간은 당근 같은 주황색이다.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간이 떨어질 뻔했다. 술을 먹으면 간덩이가 부어 부끄러워 못 했던 말도 할 수 있다. 자라의 꼬임에 넘어가 간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내가 아닌 누군가의 얘기는 귀담아듣지 말아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파란색 피는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희망을 품고 있다. 펄떡거림이 손목으로 전해지면 손목시계가 된다. 시계가 계속 움직이기 위해 심장은 탯줄로 태엽을 감는다. 그리고 부드러운 솜털을 품고 있는 섬세한 밀크 빛 살과 비취색의 가볍고 부드러운 뼈는 그녀의 실루엣을 형성하고, 아기씨가 태어나는 곳은 이슬 먹은 분홍색 이파리 같다. 겨드랑이조차도 갓난아이처럼 뽀송하고 베이비파우더 향이 난다. 진짜다. 그녀의 엉덩이에는 몽고반점이라는 푸르스름한 꽃이 피어있다. 그녀임을 입증하는 바코드이다. 또한 그녀의 늘어뜨린 두 팔은 그네 같다. 어릴 때 그네를 보면 다른 아이보다 먼저 달려가곤 했다. 그네는 나의 애타는 마음을 태우고 하늘을 향해 올랐다가 내려간다. 지금도 한달음에 그녀에게로 달려가고 싶다.
.....
이 정도의 부작용은 귀엽게 봐줄 만하다.
(부작용의 예 2)
『마담 보바리』에서의 보바리 부인 같은 여인을 만나면 고생길이 열린다. 그녀는 소녀 시절 수도원에서 너무나 많은 낭만 소설들을 읽었다. 상상력 과잉의 병에 걸렸다. 연극 속의 주인공으로 현실을 색유리로 통과해서 본다. 현실 속에 몸담고 있지만 몽상 속에서 산다. '르네 지라르'는 욕망의 3 각형이라는 말을 하였다. 인간의 욕망은 자연발생적이지 않다. 욕망은 항상 3자와의 관계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욕망이라는 감정을 곰곰이 생각하면 맞는 말이다. 우리는 대상을 직접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의 중계'를 통해 욕망을 일으키게 된다. 『마담 보바리』뿐만이 아니라 『돈키호테』에서도 돈키호테는 중세 기사를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읽은 기사문학의 주인공을 욕망했다. 보바리 부인도 실제로의 파리의 귀부인을 욕망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어릴 때부터 읽었던 소설에서 그려주는 파리의 귀부인을 욕망한 것이다. 현대사회로 돌리면 우리는 자기 자신이 욕망하는 것을 욕망하지 않는다. 대중매체가 알려주는 욕망을 우리는 욕망한다. 흔히 말하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마담 보바리』에서 그녀를 묘사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어떤 돌발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바로 그날에 그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면서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자리를 차고 벌떡 일어나기도 했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에 놀라곤 했다. 그러다가 해가 지면 언제나 더한층 마음이 슬퍼져서 어서 내일이 오기를 바랐다'.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도 모른 체 타인이 만든 가짜 욕망에 평생을 파멸의 길로 가는 건 어지럽다.
(3) 그 외
둘의 마주침은
①심리적 불평등(분절)
②새로운 권력관계 형성(재배치)
③ 난폭성(포획)
의 부정적인 면을 만들지만
④되돌아봄(관조)
같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정신활동을 제공한다. 벼락이 치기 전 어둠의 전조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
(4) 소수의견
마주침은 탈바꿈을 만든다. 이해와 배움과 갈등은 탈바꿈의 동력이다. 습관적 마주침으로 대상이 공명하여 새로움을 만드는 것으로, 탈바꿈에는 주인공의 몰락과 사회와의 불화를 상징하는 카프카의 변신 같은 우화적 탈바꿈도 있다.
(5) 관련어
맞부딪치다, 교차하다, 맞닥뜨리다, 직면하다, 섬광이 치다, 충돌하다, 서로 닿다.
모호함 -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있기를 바라서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지 않은 상태로서 이 책의 소재중 하나이다.
무한
3교시: 극한과 무한급수
여기로부터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 바로 여기일 수 있어.
오늘은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무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말할 거야.
문학작품에서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시나 소설이 많은 거 알고 있을 거야. 노래 가사도 많고.
너희들은 성적이 잘 안 나올 때, 엄마랑 싸울 때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겠지만.
무한은 기원전부터 나온 개념인데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아서 회피해 왔던 주제야.
설명하는 데 한계를 느낀 거지.
중2 때 순환소수라는 걸 배웠지? 물론 너희들은 또다시 시치미를 떼겠지만.
0.9999....=1
이라는 식을 본 적이 있을 거야.
이 식이 과연 맞는 걸까? 물론 맞다는 것을 배웠을 거야. 등식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당연히 맞겠지?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0.9999....
는 1보다는 조금이라도 작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당연하게 가질 수도 있어.
그래서, 오늘은 극한이라는 것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배울 거야. 기대해 봐.
일단 수학은 명료한 언어이고, 약속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하고 시작할게.
극한(무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
동적인 의미의 '다가간다'와 정적인 의미의 '다가갔다'.
둘의 의미는 다르지만 수학에서는 같은 것으로 이해해.
1로 한없이 다가가면 궁극적으로 1과 같아졌다는 거야.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극한을 이해하기 힘들어.
이해하기 어려우면 극한을 '목적지'라고 생각해도 괜찮아.
0.9999....
의 목적지는 1인 것이야.
여기까지 이해했으면 얘기를 진전시킬게.
세상에 가장 큰 수가 있다고 가정하고 그 수를 N이라고 하자.
실은 그런 수는 계속 커져서 딱 잘라 말할 수 없지만 말이야. 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0'에 아주 가까운 수를 E라고 하자. 그러면,
1/N=E
이런 식이 된다. 예를 들어
1/10=0.1 , 1/100=0.01 , 1/1000=0.001,......., 1/10000000000=0.0000000001 ,.......
이렇게 점점 0에 다가가는 것이 보이지?
다시 아까 말했던 식을 살펴보자.
1/N = E
가장 큰 수와 가장 작은 수는 같이 붙어 다닌다. 심오하지 않니? 비약해서 말하면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는 말과 통하지 않을까? 아니면, 극과 극은 통한다도 괜찮을 거 같은데.
그리고, 조금은 어려운 얘기지만 무한히 큰 수와 무한히 작은 수를 곱하면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 결과가 일어날 수 있어. 무한히 큰 수가 될 수도 있고, 무한히 작을 수고 있고, 그리고 어떤 값이 될 수 있어. 선생님이 하고 싶은 말은 어떤 값이 나올 때야! 무한한 시간이 있으면 일어날 확률이 0일지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거. 양자역학이라는 거로 말하면 일어날 수 없는 듯이 보이는 일도 언젠가는 일어난다는 말. 그리고 너희들은 어디에도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야. 이 말을 이해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니깐 신경은 쓰지 마!/
믿음- 두 손 사이로 자꾸 미끄러지는 비누
발문(跋文)
나는 이제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나로 말하자면, 밀레니엄 전후에 지구에 살았고 다른 지구인과의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끝은 좋지 않았던 인간이다. 이제는 그들과 나를 묶고 있던 끈을 끊고 결별의 수순을 밟기로 했다. 과감히 사회적 동물의 지위를 던져버리고, 단절의 4인칭이 되기로 했다는 실토이다. 그나마 막연하게 기대를 걸었던 시간도 호의적이지 않고 나를 짓이기는 건 마찬가지였다. 월요일에는 희망을 품었고, 화요일에는 망설였고, 수요일에는 주저하고, 목요일에는 머뭇거리고, 금요일에는 미적거리고, 토요일에는 주저주저하고, 일요일에는 엉거주춤했다. 이제 더 이상 타자와의 유사성과 이질성의 탐구를 끝내고, 갈피를 못 잡게 하는 시간으로부터 벗어나 내 삶을 바꾸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글과 동거하며 이야기의 그물코를 엮고 고심의 흔적을 남겨놓고 싶다. 그 흔적은 갈림길에서 항상 우물쭈물하던 인간이 이야기의 힘을 믿고 이야기의 소용돌이에 자발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변신 -어느 날 아침에 벌레로 변하는 것
별 - 우리들은 너무 먼 곳의 빛을 보고 있는 중이다
부분
부분+부분=전체
바깥+안=공간?
불행+극복=행복?
처음+나중=순서?
이것+저것+그것=모든 것?
머리+몸+팔+다리+...=사람?
엔진+바퀴+핸들+볼트+너트+...=자동차?
하늘+꽃+나무+태양+구름+바람+새+봄+...=봄 풍경?
호밀밭의 파수꾼+데미안+파이 이야기+빌리 엘리엇+....= 성장소설?
뭉클하다+짜릿하다+끔찍하다+찡하다+산뜻하다+섬뜩하다+저릿하다+상쾌하다+... =느낌?
세로토닌+도파민+눈뜸+심장 떨림+경탄+동공확대+말초신경 확대+환희+슬픔+불안+질투+...=사랑?
까뮈+뫼르소+어머니+그녀+장례식+부조리+죽음+개인의 자유+반항하는 인간+집단+불안+실존주의+지중해+찍어 누르는 태양빛+허무+삶+권태+무기력+무관심+죽음+문체+베르그송+저항+살인+재판+전통+관례+친구+해변+아랍인+...= 이방인을 읽은 느낌?
부분 더하기 부분은 전체인가? 전체는 단순한 부분의 합 이상이다. 자동차의 부품을 한 군데 수북이 쌓아 둔다고 자동차가 되는 것도 아니고, 분해된 인체를 모아 둔다고 고도의 정신을 가진 인간이 되지 않는다. 폭발성을 가진 수소원자 2개와 연소성을 가진 산소 원자 1개가 만나면 새로운 성질의 물이 만들어진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유한 파장과 주파수를 발산하면서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이런 물질들이 모이면 고도로 정교한 생물이 된다. 분자가 모여 세포가 되고, 세포가 모여 조직이 되고, 조직이 모여 개체가 되고, 개체가 모여 종이 된다. 단계가 오를 때마다 전혀 새로운 특성이 나타난다. 세포가 모여 조직을 이룰 때 그 조직의 특성은 세포와는 완전히 다르다. 뇌세포가 모여서 뇌를 이루지만 뇌의 기능과 역할은 뇌세포의 단순한 총합을 뛰어넘는다. 어떤 팀의 영리한 분업의 합은 부분의 합을 넘어서는 시너지를 발휘한다. 부분이 가진 특성을 넘어선 또 다른 특성을 갖는다. 결합한 전체는 하위계층에는 없던 특성이 상위계층에서 나타난다. 부분들의 상호작용으로 복잡성, 통일성, 환상적인 어울림을 만든다.
붕괴- 탕웨이가 죽은 이유. 가훈이 '아님 말고'인 지구인의 재생산 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