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가족 여행, 여긴 부산 해운대다.
호텔에 도착하기 무섭게 바닷가로 달려간 우리 가족.
아들 녀석은 가장 먼저 바닷물에 발을 담근다.
제법 높은 파도가 걱정된 나는 그 뒤에서 언제라도 아이를 들어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한참을 그리 서서 자신만을 바라보는 내게 아이가 손을 건넨다.
작은 조개껍데기, 아들의 선물이다.
아빠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음으로 아이는 파도가 두렵지 않다.
2미터가 넘는 담벼락 위에서도 1초의 망설임 없이 내게 뛰어내리는 녀석이다.
높은 담벼락도 밑에서 손을 뻗고 기다리는 아빠로 인해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아빠는 아이에게 그런 존재다.
뒤에 있는 사람이며 밑에 있는 사람이다.
뒤에서 지어 보이는 환한 미소만으로도, 밑에서 뻗어 올린 두 팔만으로도
아이에게 무한의 믿음과 신뢰를 주는 멋진 사람이다.
아빠는 굳이 아이 앞에 나설 필요가 없다.
아이 위에 올라 손을 잡아 줄 필요도 없다.
앞에서 아이를 바라보면 등 뒤의 파도로부터 아이를 지켜 줄 수 없으며,
위에서 아이의 잡은 손을 놓친다면 두 번 다시 끌어올릴 수 없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도 아빠는 뒤에서, 밑에서 언제나 아이를 지켜주는 수호신이다.
아빠는 그런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