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거의 매일 책을 읽는 사람이다. 책을 읽는 그 시간이 참 즐겁다.
책을 읽는 것이 즐거운 이유야 뭐 한 두 가지겠는가 만은, 과거에 알지 못했던 것들을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와 나와 다른 생각들을 훔쳐(?) 보는 재미.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그건 마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와 같은 기분 좋은 설렘과 묘한 긴장감을 선물한다.
6살 아들 녀석은 아쉽게도 아직 혼자 책을 읽지는 못한다. 하지만 다른 것에서 내가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듯 보인다. ‘대화와 질문’이 그것이다.
아들 녀석은 집에선 좀 덜 한 편이지만 밖에만 나가면 잠시도 입을 쉬지 않는다. 먹을 때를 제외하곤, 아니 먹는 중에도 쉼 없이 질문을 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어느 날, 아들과 공원 산책길을 함께 걷고 있는데 뒤에서 걸어오시던 할머니가 아이에게 웃으며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이고 얘야! 아빠 힘들겠다. 어찌 그리 잠시도 안 쉬고 얘기를 하니. 아빠 좀 쉬게 해 줘라.”
난 언제나 기분 좋게 아이와 대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아이의 어떤 질문에도 답을 주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그것만으로도 아이가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그 즐거움 말이다.
가끔씩은 너무 황당하고 가치가 없다 느껴지는 질문들을 받으면 ‘이런 것 까지 대답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새로운 것들로 머릿속을 채워나가고 있는 아이의 즐거움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아이들도 빨리 글을 배워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 책 속에서 아빠의 답변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큰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난 오늘도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기다리는 그곳에서 아이들이 어서 빨리 도착하길 목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다.
“앞으로 알아야 할 온갖 것을 생각하면 신나지 않으세요?
그럼 살아 있다는 게 정말 즐겁게 느껴지거든요.
세상에는 흥미로운 일이 가득하잖아요.
만약 우리가 모르는 게 없이 다 알고 있다면 재미가 반으로 뚝 줄어버릴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세요? 상상할 여지가 없잖아요.”
-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강 머리 앤]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