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그림책을 구상 중이지.
남들은 모르겠고 나에게는 그렇다.
사랑이 철학이라면 연애는 문학이다.
나는 사랑보다는 연애라는 단어가 더 와 닿는다.
누군가 사랑이라고 외치면 저 멀리서부터 온갖 단어들이 고개를 치켜세우고 가르치려 달려든다.
내가 사랑에 대해 뭐 아는 게 있나 하는 아무 색깔 없는 겸손함이 내 마음 바닥에 느릿느릿 몸을 뉘인다 .
그래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부담스러운 반면
연애라는 단어는 위계감이 없다.
자유롭다.
내 마음대로 떠들 수 있다.
내 느낀 대로 떠들 수 있다.
손에 잡히고 육체적이고 물질적이고 눈에 보이고
사랑이 결말이라면 연애는 출발이다.
그래서 난 연애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야기에 더욱 공감이 간다.
"나는 뜨겁고 맛있는 문장을 지어 되도록 끼니는 거르지 않으려 합니다."
이 시집 안에 '당신, 이라는 문장' 시의 한 구절이다.
이 구절을 보고 유진목이라는 시인도 나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도 연애에 대한 그림책을 쓰고 있다. 오랫동안 생각해왔던 이야기가 있거든.
자동으로 내향적인 아이에 대한 이야기는 내 동그란 밥통 속에서 좀 더 뜸 들이는 걸로.
재미있고 익살맞고 뜬금없고 장난기 넘쳐서 문학적이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솔직하게 그냥 막 재미있어서 있어 보였으면 좋겠는데 막 재밌고 있어 보이지 않아도 나는 만족할 수 있을까.
아님 있어 보이려다 재미를 놓친다면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나의 성숙한 자세를 기대해본다. ㅋㅋㅋ